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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WWE의 급격한 세대교체


최근 국내에선 WWE의 인기가 과거 같진 않지만 현지에선 시청률이 나쁘지 않고 경영상태도 괜찮은 편이며 아예 프로레슬링보다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면서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이다. 허나 외형적 성장과 반대로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큰 이슈가 되는 스타들이 부족해진 건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이는 과거부터 지적되어왔으나 새롭게 스타를 키우는 작업이 다소 지체되는 상황에서 베테랑들의 이탈이 이어져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언더테이커는 현재로선 내년 레슬매니아 후 은퇴할 가능성이 높고 트리플 H는 경영 승계로 인해 선수로서 한계가 있다. 작년에 숀 마이클스가 은퇴한 뒤 그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았는데 최근 에지가 경추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은퇴하면서 정상급 선수들의 자리가 더욱 많이 비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크리스 제리코도 떠났고 CM 펑크도 재계약에 미온적인데.

대안은 마땅치 않다. 더 미즈를 키우긴 했지만 그가 챔피언에 오른 뒤에 시청률은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았고 다소 유약해 보이는 인상으로 인해 대스타 감이 아니란 평가들이 많다. 최근 시청률 상승은 더 락의 복귀가 가장 큰 변수였을 뿐이다. 최근 밀어주는 존 모리슨이나 돌프 지글러는 아직은 과거 스타들만큼의 인지도는 아니고 그나마 히스패닉 팬들을 고려해서 알베르토 델 리오, 신 카라 같은 이들을 발굴했지만 아직 진행형인지라 만약 존 시나와 랜디 오턴이라는 간판들이 부상으로 빠진다면 스타의 부재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언제 은퇴할지 모르는 레이 미스테리오, 이미 40대에 다다른 빅 쇼와 케인 같은 선수들도 나이가 많기에 간판 선수층은 더욱 얇아질 우려가 있다. 이에 최근 ‘댄싱 위드 스타스’라는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에 나가는 크리스 제리코에게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그가 언제 복귀할지 아직 알 수 없고 나이도 40대인지라 새로운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WWE는 회사의 경영실력으로 단점을 커버할 뿐, 개개인의 기량은 과거만 하지 못한 듯싶다. 존 모리슨의 경우 동작은 화려하지만 언변이나 연기력은 아직도 부족하고 미즈는 언변으로 떴지만 과거 라우디 파이퍼의 달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며 강력한 메인이벤터라기보단 재미있는 중간급 선수의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돌프 지글러가 과거 미스터 퍼펙트 커트 헤닉의 이미지로 가지만 아직 갈 길은 남은 느낌이고 대니얼 브라이언의 실험은 이제 거의 끝난 듯싶다. 급한 나머지 셰이머스를 다시 밀어주고 있지만 일관성이 없고 그나마 가장 자리를 잡은 건 CM 펑크가 아닌가 싶지만 그런 CM 펑크마저 최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잠시 쉬고 싶다는 분위기이기에 더욱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WWE는 회사 규모를 키워서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한다고 하지만 프로레슬링에서 번 돈을 영화, 풋볼리그, 레스토랑, 보디빌딩 협회 등의 외부 사업에서 꾸준하게 말아먹은 터이기에 이번에도 본업에 집중하는 게 나을 듯 싶지만 세대교체보단 외부 사업에 열중하겠다고 발표한지라 다소 우려스럽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외부 확장보다 내부 단속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