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현지시각으로 10월 10일과 14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향한 마지막 2연전이 유럽대륙에서 펼쳐진다. 예선 참가 총 53개국의 유럽 대륙에 배정된 티켓은 13장. 현재까지 네덜란드와 스페인 그리고 잉글랜드가 모두 전승을 거두며 남아공 직행을 결정하여 10장의 승차권이 남아있다.
참가하는 53개국은 9개조로 나뉘어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1조부터 8조까지는 조별 6개국으로 편성되고, 네덜란드 등이 속한 9조만이 5개국으로 이루어졌다. 각 조 1위를 차지한 9개국은 물론 본선 직행, 조 2위 중 상위 8개 국가가 추첨을 통해 편성한 홈앤어웨이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4개 국이 남아공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탈출할 수 있다. 승점 1점 차이라 할지라도 본선직행과 살얼음판과 같은 플레이오프행으로 운명이 갈려지듯 조1위와 2위의 차이는 매우 큰데 이에 따라 조별리그의 수위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미 경기가 끝난 9조의 네덜란드가 7경기만에 7승으로 본선진출을 확정하였고, 이어 5조의 스페인과 6조의 잉글랜드도 파죽의 8연승을 기록하며 남아공행을 결정하였다. 반면에 아직까지도 시계제로의 치열한 경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직행을 위한 수위다툼과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의 현황을 각 조별로 살펴보도록 한다.
<Group 1>
덴마크 18, 스웨덴 15, 포르투갈 13, 헝가리 13 (알바니아 7, 말타 1)
리오넬 메시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남아공행은 결정되지 않았다. 덴마크는 10일 스웨덴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바로 본선직행을 확정할 수 있고, 호날두의 포르투갈도 산술적으로는 조1위의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일단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헝가리는 포르투갈, 덴마크 원정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스웨덴과 포르투갈은 두 경기 모두 0:0으로 비긴 바 있어 두 팀의 승점이 같은 경우 골득실로 순위를 가려야 한다. 상위 4개팀에게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고, 조1위의 예상조차 쉽지 않은 안개정국의 1조이다.
Showdown - 10월 10일 덴마크:스웨덴(코펜하겐), 10월 10일 포르투갈:헝가리(리스본)
<Group 2>
스위스 17, 그리스 14, 라트비아 14, 이스라엘 12 (룩셈부르크 5, 몰도바 3)
발트해 연안의 조그만 국가 라트비아의 선전이 돋보인다. 소위 ‘발트3국’ 중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라트비아의 역사적인 월드컵 도전은 10일 그리스 원정의 결과에 따라 결말이 맺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스라엘 원정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라트비아가 그리스마저 꺾는다면, 약체 몰도바를 상대하는 마지막 경기를 거쳐 최소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희망이 열린다. 유럽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이변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Showdown - 10월 10일 그리스:라트비아(아테네), 10월 14일 스위스:이스라엘(바젤)
<Group 3>
슬로바키아 19, 슬로베니아 14, 북아일랜드 14, 체코 12, 폴란드 11 (산마리노 0)
동유럽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체코의 이웃 슬로바키아는 10일 홈경기인 슬로베니아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강호 체코는 4위로 쳐져 있기는 하지만, 홈에서 열리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이는 체코가 북아일랜드를 제친다는 의미이고, 또한 체코와 슬로베니아의 승점이 같다면 상대전적이 앞서는 체코가 상위에 오른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의미있는 동반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Showdown - 10월 10일 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브라티슬라바), 10월 14일 체코:북아일랜드(프라하)
<Group 4>
독일 22, 러시아 21 (핀란드 14, 웨일스 9, 리히텐슈타인 2, 아제르바이잔 1)
4조는 독일과 러시아의 조1위 경쟁이 남아 있을 뿐이다. 향후 일정을 고려할 때 1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와 독일의 대결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히딩크의 마법과 전차군단의 근성이 충돌하는데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본선직행의 초읽기에 들어가고, 무승부라면 독일이 유리한 결과이다. 이후 독일은 핀란드와,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과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Showdown - 10월 10일 러시아:독일(모스크바)
<Group 5>
스페인 24,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16, 터키 12 (벨기에 7, 에스토니아 5, 아르메니아 4)
스페인이 8전 전승으로 1위를 확정한 5조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기 위한 경쟁이다. 현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서 10일 10일 약체 에스토니아 원정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다면, 터키의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2위를 확정하며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역사적인 도전에 비해 벨기에의 추락이 눈길을 끈다.
Showdown - 10월 10일 에스토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타린)
<Group 6>
잉글랜드 24, 크로아티아 17, 우크라이나 15 (벨로루시 10, 카자흐스탄 6, 안도라 0)
이 조 역시 잉글랜드가 전승으로 본선행을 결정하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다투는 형국이다. 크로아티아가 승점은 앞서 있으나 카자흐스탄과의 한 경기만 남아 있는 관계로 잉글랜드와 안도라전 두 경기가 남은 우크라이나에게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크로아티아가 최종일 카자흐스탄 원정에서 승리하고 우크라이나가 안도라를 상대로 쉽게 이길 공산이 크기 때문에, 6조 플레이오프 티켓의 향방은 본선에 진출한 잉글랜드의 우크라이나 원정에서 결판이 날 전망이다.
Showdown – 10월 10일 우크라이나:잉글랜드(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Group 7>
세르비아 19, 프랑스 15, 오스트리아 11 (리투아니아 9, 루마니아 9, 패로제도 4)
레블뢰군단이 몰락까지 이르지는 않겠지만,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한 길로 들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10일 홈에서 열리는 루마니아전을 생각할 필요없이 14일 리투아니아 원정에서 이기기만 하면 남아공 직행을 확정짓는 세르비아가 역시 유리한 입장이다. 패로제도와 오스트리아를 연달아 홈으로 불러들이는 프랑스가 2연승을 거둔다 해도 승점 21에서 더 나아갈 수가 없다. 패로제도 원정에서 겨우 1:0으로 이기며 스타일을 구긴 프랑스가 홈에서 어떤 스코어를 보여줄 지가 차라리 관심거리일지도 모른다.
Showdown – 10월 14일 프랑스:오스트리아(생드니)
<Group 8>
이탈리아 20, 아일랜드 16, 불가리아 11 (키프로스 6, 몬테네그로 5, 그루지아 3)
2006년 월드컵 예선 당시의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월드컵의 제도가 바뀌어 열심히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본선에 직행하며 일찌감치 타이틀 방어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아일랜드가 바짝 추격하고 있고 10월 10일 더블린에서 두 팀의 한판 대결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이탈리아는 14일 홈에서 키프로스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기만 해도 조1위로 예선을 마칠 수 있다. 오히려 아일랜드가 이탈리아와 몬테네그로를 상대로 1무 1패를 하고 불가리아가 키프로스와 그루지아를 모두 꺾는다면 두 팀의 승점이 동률이 된다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감지되는데,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두 팀이 홈과 원정에서 모두 1:1 무승부를 기록한 관계로 골득실로 순위가 결정된다.
Showdown – 10월 10일 아일랜드:이탈리아(더블린)
<9조>
네덜란드 24, 노르웨이 10 (스코틀랜드 10, 마케도니아 7, 아이슬란드 5)
모든 경기가 종료된 9조이다. 네덜란드가 8연승을 거뒀고, 노르웨이가 조2위를 확정한 상태에서 다른 조의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승점은 같지만 상대전적에서 노르웨이에 밀린 스코틀랜드는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였다.
Tip: 조2위 9개국에 순위를 매겨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8개국을 정할 때, 9조 노르웨이는 총 8경기를 했고 나머지 조의 국가들은 10경기를 마쳤기 때문에, 나머지 8개조 2위 국가들의 기록에서 해당하는 조의 최하위팀을 상대한 두 경기의 기록을 제외한다. 그 이후 승점, 골득실, 다득점, 원정경기 다득점, 징계기록 등의 순서로 순위를 정한다. 최종일 경기 직후에 조2위 중 바로 탈락하는 한 나라는 어디일지도 관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