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에게 11월과 12월은 참 고통스러운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시즌의 여운은 아직 강하게 남아있고, 아직 남아있는 개막과의 거리는 너무 멀기에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요. 보고픈 선수들의 모습이나 경기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시즌이 끝났다는 아쉬움을
잘 달래주는 구단들도 많이 있죠.
특히, 팬들에게 인기있는 구단들을 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야구가 없는 계절, 많은 야구단들이 하고 있는 팬들과의 접촉, 과연 어떤 모습들이 있는지,
유형별로 정리해봅니다.
유형 #1. 우승 인사 및 팬 미팅.
시즌을 마친지 얼마 안된 11월에 펼쳐지는 야구단의 대표적 행사입니다. 우승한 팀은 우승인사를,
그렇지 못한 팀들이라도 "팬미팅"이란 행사로 한해동안 응원을 보낸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올시즌 흥행 1,2위를 기록한 부산의 롯데와 서울의 두산이 이와 같은 행사를 가졌고,
우승팀 KIA는 우승행사를 펼쳤습니다.
특히 모기업이 바뀐 뒤 첫 우승을 차지한 kIA는 광주에서 지난달 9일, 대규모의 축하행사를 펼쳤는데요.
'소녀시대'와 '노브레인' 등이 나왔고, 선수들의 장기자랑도 이어졌습니다.
누구나 차지하고 싶은 영광인 우승, 특히나 첫 우승이나 오랫만에 차지한 우승에는 이런 축하행사가
뒤따르곤 합니다.
우승이란 큰 성과와 그에 따른 열기에 비하면, 약간의 아쉬움도 있겠지만.. 이런 함께하는 승리의 기쁨,
그리고 야구와 함께하는 축제의 모습에는 분명 야구팬들 모두가 미소지을 수 있는 훈훈함이 있는 듯.
유형 #2. 불우이웃돕기 및 사회 봉사.
11월을 팬미팅을 보냈다면, 12월에는 불우이웃 돕기가 프로야구단의 주된 행사인 듯 합니다.
직접 김치를 담구고, 연탄을 나르는 등 몸으로 부딪히는 행사부터 성금 전달까지,
어느 구단이나 빠지지 않고 겨울엔 사회봉사에 나서죠.
특히, 지역연고인 구단들에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가장 좋은 분야가
바로 이 사회봉사일텐데요. 시즌동안 특정한 분야로 성금을 모은 선수들의 전달식도
이 시기에 보통 이뤄집니다. -흔히 야구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사랑의 삼진"이나 "희망의 홈런" 같은
것들, 개당 얼마씩 적립을 하는 것들 말입니다.-
조금은 비슷비슷한 모습들 사이에서 올 겨울엔 삼성의 행사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결연 어린이 35명을 경산볼파크로 초대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거.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 아이들과 지역팬들에게 다가서는 구단으로의 노력이란 건 사실 모든 구단에게
필요한 부분이죠.
겨울철은 확실히 그런 여유가 있는 기간인 거 같습니다.
유형 #3. 자체 경기와 같은 대형 이벤트.
겨울에 새로운 추억이 될 겁니다.
유니폼을 입습니다.
비록, 성적은 안 좋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팬들의 마음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 듯 한데요.
이런 자체 경기나, 새로운 형태의 야구시합과 함께하는 팬미팅은 더더욱 의미가 있는 거 같습니다.
뭐, 꼭 이런 행사가 아니더라도 자매결연 학교들끼리의 친선경기와 야구클리닉 같은 시간도 의미 있을 듯.
어찌됐던, 야구팬들에게 그라운드의 열기를 겨울철에도 한번쯤 전할 수 있는 시간들이 좀 더 다양하게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가 아니라, 진짜 팬들과 만나고, "감사"를 전하는 시간으로 말입니다.
야구란 종목, 프로야구란 건 결국 팬들의 사랑과 팬들이 있어야 가능한 것.
그 대의명분을 잊지 않는 겨울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어짜피, 1월쯤엔 다들 전지훈련을 떠나야 하고, 그리고는 시즌입니다. 정작 팬들과의 다른 만남은 11월과
12월이 전부란 거죠. 야구팬들에게 가장 긴 계절일 겨울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것.
결국 그건 구단과 선수들의 몫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