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2위 단체의 역전이 쉽지 않을까?
그간 2위 단체의 상황에 대해 대부분 비관적으로 전망해왔는데 거기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경영학이나 마케팅에서 가끔 언급하는 ‘란체스터의 법칙’이다. 그는 1차대전을 보면서 관찰과 계수화를 통해 제1법칙과 제2법칙 등을 수립했는데 이는 양측의 대립에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원칙이다.
제1법칙은 재래식 무기에 의해 치러지는 국지전의 단순한 1차원적인 해법으로 같은 무기를 지니면 병력이 많은 경우 승리하고, 병력이 같으면 무기가 우수한 쪽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경우는 거의 없기에 이론에 그친다고 보면 되겠다.
그나마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제 2법칙으로 그룹 전투를 벌이는 경우이다. 그가 든 사례보단 우리에게 좀 더 이해가 쉬운 게임을 예로 들겠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업그레이드가 같은 병사 10명과 8명이 각각 있다면 이는 10:8이 아니라 10의 제곱과 8의 제곱인 100:64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실력이 2:1로 차이가 나면 마케팅은 2배가 아니라 4배로 들여야 그나마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쟁에 있어서 변수는 실력과 마케팅뿐이 아닌지라 같은 전략과 정책을 취하면 후발주자로서는 선발주자를 잡기 어려운 것이다.
제 2법칙을 절대적인 것으로 신봉하면서 2위는 절대로 1위를 넘지 못한다고 비약할 필요는 없다. 역전은 인간사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며 변수는 일부 몇가지로만 국한되진 않으니까. 이 이론은 강자와 약자의 맞대결이 모두 동일한 장소, 시건, 무기, 방법으로 일어났을 경우일 뿐이며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항상 충실하게 임무만 수행한다는 가정이 있는지라 지극히 이론적인 분석일 뿐이다.
심지어 오락 스타크래프트마저도 게이머의 컨트롤이 이런 것을 커버한다고 할 정도이니 현실에서 각 자원들의 의지가 반영되는 회사나 단체에서 이 이론이 100% 이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 이 분야에 이론을 창의적으로 적용해서 보자. 선발주자나 현재 1위가 유리하다는 기본적인 전제는 옳다. 이에 2위로서는 1위가 자멸하거나 본인 스스로 뭔가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역전이 가능하다 할 수 있겠다. 이 이론을 단체에 소급시킨다면 약세인 경우엔 비슷한 수준의 방송을 만들어선 곤란하고 일단 같은 날의 경쟁도 피해야 하며 가급적 낮은 가격으로 보급하면서 품질은 같거나 그 이상을 내어야 그나마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강자가 세워놓은 현재의 질서에 그대로 순응하는 건 자신의 멸망을 부채질하는 길이다.
팬들이 좋아하는 것만 내놓을 수 있다면 바로 치고 나갈 수 있겠지만 현재 1위가 지배하는 질서에서 결과물만 갖고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케팅이나 인지도 및 방영권을 비롯한 다양한 변수도 역시 단체에게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누가 현명하게 현재 1위를 상대로 효율적인 전략을 펼쳐 최고의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까? 참으로 힘든 일이지만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역사를 만든 것을 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