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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또 수술로 이탈한 브록 레스너


UFC 130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헤비급 도전자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다시 한 번 게실염이 발생한 브록 레스너는 재수술을 피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면서 한동안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UFC의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30cm(12인치) 정도 장을 절제하는 수술이었으며 레스너는 아프긴 했지만 기분은 좋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한다.

현재로서 레스너는 UFC에 2012년 상반기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첫 게실염 수술을 한 2009년 7월에서 2010년 7월 사이 거의 1년을 개점휴업 했던 터라 두 번째 수술에서 7개월 만에 복귀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레스너의 결장은 UFC에게 엄청난 손해이다. 2011년 최고 흥행 경기로 만들려던 레스너와 산토스의 경기는 날아가 버렸고 쉐인 카윈도 기량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그를 보기 위해서 큰돈을 내고 방송을 구매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라 레스너의 격투가로서의 운명도 문제가 된다. 1977년 생으로 2012년엔 우리 나이로는 36세가 되며 수술 후 갖았던 쉐인 카윈과의 경기에서도 과거의 85%정도 컨디션이었다고 밝혔고 일각에선 수술만 아니었으면 케인 벨라스케즈에게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라 추정하기에 두 번의 수술 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레스너는 원래 수술에 미온적이었지만 상태가 심각했기에 어쩔 수 없었는데, 향후 기량이 급속도로 떨어진다면 격투기에서 머무를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의 입장을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동료 격투가로서 며칠 전 프랭크 미어에게 판정패를 당한 헤비급의 강자 로이 넬슨은 브록 레스너의 UFC 이탈은 예정된 수순이며 다시 프로레슬링으로 돌아가서 레슬매니아에 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넬슨은 이미 몇 개월 전에 레스너의 미래를 맞춘 걸로 유명하다. 2011년 1월 있었던 한 인터뷰에 따르면 브록 레스너의 격투가로서 선수경력은 끝났으며 그저 신인육성 프로그램 '디 얼티밋 파이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이라고 넬슨은 주장했다. 레스너가 이탈하면 쉐인 카윈 혹은 프랭크 미어가 그 자리로 들어온다고 예측했는데 정말 그의 말대로 쉐인 카윈이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도전자 결정전을 갖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그가 프랭크 미어에게 패할 건 예상하지 못했단 점이다.

사실 로이 넬슨 뿐 아니라 일각에선 레스너가 다시 프로레슬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추정한다. 격투기에서 밀려나면 그에게 큰돈을 지불할 곳은 프로레슬링뿐이기에 단발 출연은 충분히 고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프로레슬링을 떠난 이유는 과도한 스케줄과 지켜지지 않는 사생활에 대한 불만이었고 그 부분에 대한 불만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생각되기에 경제적인 파탄이 있지 않는 한 격투기에서 은퇴한 뒤  프로레슬링 풀타임 복귀는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레스너가 게실염이 없었다면 초특급 신체능력으로 격투기에서 큰 이정표를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내리막길로 갈 가능성이 자꾸 높아진다. 강한 파이터지만 게실염이라는 내부적인 문제가 그를 점점 잡아 끌어내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