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의 간판스타 랜디 오턴은 인터뷰에서 가감 없이 말하는 편인지라 구설수에 많이 오르곤 했다. 인터뷰에서 솔직한 선수들론 CM 펑크, 랜디 오턴, 바티스타가 꼽히는데 그래도 펑크는 깊이 생각하고 말하기에 실수가 거의 없지만 오턴은 바티스타와 더불어서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뷰가 길어질수록 솔직해지면서 다른 이에 대한 폄하는 기본이며 본인의 약물 사용에 대해서도 토로한 일도 있어 그의 인터뷰는 다른 이들보다 관심을 받는다.
얼마 전엔 더 락의 뜸한 프로레슬링 활동을 비난한 반면 존 시나의 노력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는 등 할 말은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 특성을 이용해 어떤 인터뷰에선 한 때 불거졌던 자살시도설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오턴은 그것만큼은 낭설이라 밝힌 적도 있었다.
오턴은 최근 인터뷰 중 한 여성 선수에 대해 비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WWE 여성 선수 켈리 켈리의 문란한 사생활을 밝히면서 물의를 빚은 것으로 2011년 잡지 맥심이 뽑은 100인의 미녀에 82위로 선발된 미녀 프로레슬러 켈리 켈리가 적잖은 남자들을 만났고, WWE에서 깊은 관계를 나눈 사이가 10명은 넘을 것이란 것을 적나라하게 밝혔던 것이다. 오턴은 전에도 다른 여성 선수에게 인간의 분비물을 던지는 등 다소 정상급 스타답지 못한 행동을 했는데 굳이 밝힐 필요도 없고, 이미 공공연히 퍼진 소문을 확인하는 듯 한 발언은 좋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오턴의 켈리 켈리에 대한 폄하 후 동료들은 켈리의 편을 들었다. 이미 켈리는 성인이기에 사생활은 본인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주였는데, 켈리는 모두에게 친절하며 착한 편인 반면 오턴은 다소 까다롭기에 그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고 한다.
오턴도 실수를 인정하면서 사과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의 트위터를 통해서 용서받을지 본인도 알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며 용서를 해 주면 좋겠단 발언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러나 이 정도로 모든 문제가 봉합되진 않을 듯하다. 다만 정상급 스타이기에 큰 처벌은 없었다. 이는 다소 이중적인 기준으로 중간급 이하 선수가 이랬다면 징계 혹은 해고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과거 드류 매킨타이어는 그의 아내인 티파니가 다른 여성들과 달리 자신은 윗사람들과 잠자리를 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발언을 하자 선수 경력에 손해를 봤고, 결국 이혼까지 하면서 자신의 어려운 현실을 바꾸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너무 차별이 심해 보인다.
이번 사건을 통해 재미있게도 여성 선수들에 대한 견해,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아이가 있는 유부녀를 유혹해서 프런트에 아이를 맡긴 채로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최고의 작업남 브라이언 필먼, 자서전에서 외도를 자세하게 밝힌 브렛 하트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난도 없었고 여성들과의 만남에 있어서는 꽤나 관대한 프로레슬링 업계를 본다면 남녀의 사생활에 대한 기준은 다소 이중적이라 하겠다.
가장 큰 건 굳이 밝힐 필요도 없는 남의 일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확인을 시켜 준 오턴의 경박함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지만.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