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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이치로. 그리피 쥬니어에게는 '고분고분'


                                    이치로의 통산 30번째 리드오프 홈런

시애틀 매리너스의 외야수 이치로 스즈키는 타격코치가 없습니다. 타격 슬럼프가 찾아 올때도 이치로는 매리너스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지 않으며 스스로 슬럼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는 선수입니다.


이치로가 워낙 독특한 스타일의 선수이며, 코치들의 도움 없이도 매년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타격 코치들도 이치로의 배팅에 관해서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관여를 할수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치로의 배팅에 관여를 하는 사람이 생겼고, 웬일로 독불장군 이치로가 이 사람의 말을 받아들였나 봅니다.

바로 켄 그리피 쥬니어.

이치로는 10대시절부터 그리피 쥬니어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합니다. 이치로는 쥬니어가 키드라는 별명으로 시애틀과 미국민의 사랑을 받던 킹덤 시절부터 그를 자신의 우상으로 여기며 그의 경기를 일일히 찾아보았고, 고교 시절 구매한 그리피 져지를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5년 일본프로야구 시즌 종료후 이치로는 일본 TV 방송의 미국여행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습니다. 이때 이치로가 자신의 우상이었던 그리피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한 식당에서 그리피를 만난 이치로는 마치 10 대 소년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를 만나는 것처럼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었습니다.

첫만남에서 그리피는 자신을 보고 긴장하는 이치로를 보고 차분한 목소리로 젊쟎게 한마디를 했었습니다.

"아따.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려.."

1999년 그리피가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되기 전 매리너스 스프링 캠프에서 이치로는 그리피와 함께 훈련에 참여했고, 이 당시에 이치로는 그리피와 함께 보낸 매리너스의 스프링 캠프가 꿈과 같은 시간이었다고 일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었습니다.

2007년 6월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그리피가 자신의 이전 홈팀이었던 매리너스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홈 컴잉 셀러머니를 할때에도 이치로는 10대 소년처럼 그리피와 껴안으며, 평소의 그답지 않은 매우 생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중견수를 보던 이치로는 그리피가 시애틀 매리너스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며 그가 돌아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중견수를 그리피에게 양보하고 싶다는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치로의 희망대로 그리피는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시즌 시애틀 지역의 언론은 그리피가 매리너스 클럽하우스 리더로써 좋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으며, 특히 2008년 팀내 동료 선수들과 갈등을 겪고 있었던 이치로에게 그리피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기사를 수차례 다루기도 했습니다.

이치로는 그동안 자신의 타격스타일에 대해서는 독불장군이라고 할 정도로 완고한 입장을 견지했었습니다. 그러나 독불장군에게도 우상이 있었으니..

오늘 캔사스시티 로얄스와의 원정경기전, 그리피는 매리너스 팀원들과의 미팅에서 이치로가 자신의 배팅에서 좀더 파워를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Ken Griffey Jr. was teasing him in a team meeting before the game, telling him he had to show a little more power.

공개적인 팀 미팅 자리에서 같은 팀 동료가 이치로에게 이런 주문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례할수도(특히나 이치로라면) 있는 상황이 될수도 있었지만, 이치로에게 그리피 쥬니어는 예외의 인물인가 봅니다.

이치로는 첫번째 타석, 첫번째 스윙에서 오른쪽 파울 폴대 상단을 맟추는 커리어 30번째 리드오프 홈런을 터뜨리며 그리피의 요구에 곧바로 화답합니다..

와카마츠 감독은 그리피의 말을 이치로가 받아들였고 첫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치로는 캔사스 시티전에서 그리피의 요구에 화답하는 것 이외에도, 7대6 한점차로 리드하던 9회말 2아웃 만루상황에서 승리를 확정짓는 결정적인 수비를 보여주었습니다.

캔사스시티의 존 벅이 친 우측 1루수 뒷편의 파울라인 담장 바로밑에 떨어지는 타구를 우익수 수비위치에서 40여 미터를 달려가 슬라이딩하면서 잡아낸 것입니다. 존 벅의 타구는 비가올때 그라운드를 커버하는 대형 물막이 판을 감아놓은 장치 바로 뒤에 떨어졌기 때문에 심판을 비롯하여 선수들과 대부분의 관중들이 이치로의 슬라이딩 캐치장면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치로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답변을 했습니다.

"아마 경기장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제가 타구를 잡는 장면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Almost the entire stadium didn't have a good view of that play,"

"나는 타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잡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공을 다시 글러브에 넣고 (심판에게) 말했을 겁니다.

" 이봐~~ 내가 공을 잡았다구! " 아마 어느 누구도 내가 공을 잡지 못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I did catch the ball, but even if I didn't, I probably could have scooped the ball up and said, 'Hey I caught it,' and probably no one would have known about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