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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의 새 에이스, 호날두 ? 카카 ?

[사진 = 호날두, 카카 (C)레알마드리드 홈페이지(realmadrid.com)]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가 지난 주 첫 라운드를 시작으로 9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습니다.

올시즌 라 리가 최대의 화두는 지난 시즌 2위팀 레알 마드리드가 영원한 라이벌이자 챔피언인 FC 바르셀로나의 독주를 막고 다시 우승컵을 찾아오느냐 하는 것입니다.
레알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유례 없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많은 수퍼스타들을 영입하며 라 리가 패권을 위한 그들의 야망을 천명했습니다.
각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라 할 만한 호날두, 카카, 사비 알론조 등을 베르나베우로 데려온 레알은 기존의 선수들과 더불어 눈이 부신 스쿼드를 완성해 놓고 자국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레알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모든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온전히 기능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명성이 높고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 해도 축구는 11명이 함께하는 단체종목이기 때문에 조직력 없이는 오합지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스타들이 모여 있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에서 또 하나 중요해 보이는 것은 역할 분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나 화려한 주연이 되길 원하고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합니다. 하지만 팀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자신을 희생해가며 묵묵히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는 조력자들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컨대 NBA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이클 조던의 화려한 퍼포먼스 뒤에는 피펜이라는 궂은 일을 담당해준 조연이 있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EPL 3연패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뒤에는 그를 물심양면 지원했던 팀 동료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뛰어난 역량을 지닌 선수들을 우리는 흔히 팀의 에이스라고 부릅니다.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낸 팀을 살펴보면 이러한 에이스들은 항상 존재해 왔고 승부처에서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그렇다면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직책은 누가 맡게 될까요 ?  여기에는 여러 의견이 있겠고 아직 갈락티코 2기가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확연히 드러난 선수 없이 11명 전원의 활약으로 좋은 결실을 맺으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습니다.

제1라운드 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경기를 보면 레알의 폐예그리니 감독은 맨유의 시스템 처럼 호날두의 개인 공격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미드필드의 조밀한 패싱플레이를 선호하는 라 리가 특성상 수비에서 한번에 호날두를 향해 날아오는 패스는 별로 없었고 호날두도 윙어로서의 역할을 주문받은 것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호날두의 위력을 잘 아는 수비수들도 공간을 잘 허용하지 않았고 협력수비로 두터운 마크를 시도했습니다.
카카는 게임 메이커 보단 해결사 역할에 더 중점을 둔 플레이를 보여 주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라스 디아라와 사비 알론소가 볼배급 및 경기운영을 담당하는 모습이었고 이들의 패스를 받은 카카는 지체하지 않고 중거리슛 빈도를 높였고 종종 박스 안으로 치명적인 패스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볼 운반과 경기 운영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카카는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페널티 박스 근접한 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도록 의도된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레알은 후반 선수교체를 통해 다른 전술을 시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라울과 교체된 그라네로가 호날두가 주로 있었던 왼쪽 측면에 위치했고 호날두는 좀더 중앙쪽에서 플레이 했습니다. 벤제마는 이과인과 바통터치를 했고 구티는 카카를 대신해 피치 위로 올라갔습니다.

레알의 스쿼드엔 보통 수준의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훌륭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이 팀 우승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서로의 역량을 충분히 이끌어낼때 레알 마드리드는 가장 무서운 팀이 될 것입니다.

"호날두와 카카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 라는 질문엔 답도 없고 질문 자체가 어리석기까지 해 보입니다. 하지만 "호날두와 카카 중 누가 에이스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은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많은 축구팬들의 즐거운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