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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 계속된 결장에 대한 이해와 어쩔 수 없는 우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어슬래틱의 미드필더 조원희가 25일 새벽(한국시간)에 끝난 번리와의 리그 원정경기에 또 다시 결장했다. 조원희는 이날도 팀의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잡는데는 실패했다.

25일 번리전 결장으로 6경기 연속 결장

조원희는 올 시즌 아스톤 빌라전(리그 1R)과 에버튼전(리그 4R)서 교체투입됐으나 울버햄튼전(리그 2R)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리그 3R)을 비롯해 웨스트햄전(리그 5R) 아스날전(리그 6R) 첼시전(리그 7R) 헐 시티전(리그 8R) 맨체스터 시티전(리그 9R)에 이어 6경기 연속 결장.

4-4-1-1의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위건은 이날 조원희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디아메와 토마스를,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은조그비아와 로다예가를 선발출장 시켰다.

위건은 이날 경기중 두 명을 교체했는데 그 중 한 명은 전반전에 코너킥 수비도중 다리를 다친 수비수 피게로아 대신 투입된  고메즈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섀도우 스트라이커 샤르너를 대신해 투입된 킹이었다. 



이날 조원희의 결장은 후반 초반 로다예가가 1-1의 균형을 깨는 추가골을 터뜨리는 순간 예상이 됐지만 경기 종료 15분 정도를 남기고 로이세의 쐐기골이 터진 순간에는 승부가 이미 위건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에서 조원희의 출장을 조심스레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끝내 조원희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위건은 이날 전반 3분만에 번리의 플레쳐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11분경 로다예가의 행운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 6분경 또 다시 로다예가가 추가골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었고, 후반 30분 수비수인 보이세의 쐐기골이 터져나오며 3-1의 승리를 거뒀다.

지난 19일 강호 맨체스터시티와 접전끝에 1-1로 비긴 위건은 이날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추가, 20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 가운데 중위인 10위에 랭크됐다. 

조원희 연속 결장에 관한 위건 마르티네스 감독의 설득력 있는 설명과 희망 


올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이 조기에 팀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반면 이청용에 한 발 앞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조원희가 팀내 입지는 고사하고 출전 기회를 잡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조원희가 스스로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 내지 임대를 구단에 요청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위건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원희를 임대 혹은 이적 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조원희는 정말 훌륭한 능력을 가진 선수다. 남은 시즌 동안 조원희가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팀에 부상 선수도 없고, 팀이 워낙 잘하고 있어 주전 스쿼드에 변화를 주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곧 조원희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조원희의 결장이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마르티네스 감독의 언급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내용의 언급이다. 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스쿼드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 스쿼드가 특별히 전술적으로 큰 강점을 보여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첼시와 같은 팀을 이겼던 스쿼드라면 어떤 특별한 스쿼드 구성으로 더 월등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확신이 들지 않는 한 최근의 스쿼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일종의 징크스 같은 것으로 봐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조원희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전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려주겠다는 감독의 말을 신뢰한다는 뜻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마르티네스 감독은 조원희를 꾸준히 교체선수 명단에 올리고 있다. 이는 현 상황에서 마르티네스 감독이 조원희를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위건이 이후의 경기에서 연패의 늪에 빠진다거나 토마스, 디아메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컨디션 난조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면 그 대체자로서 1순위는 조원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치닫는 시간이 된다면 조원희의 출장시간은 마르티네스 감독의 언급대로 늘어날 수 있다. 그 시간중 스스로의 기량을 증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원희로서는 성급한 이적 요청 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 옳은 선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계속된 결장, 그리고 멀어질 수도 있는 월드컵의 꿈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희의 결장이 계속 이어질 경우 그가 그토록 바라는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소속팀에서의 꾸준히 활약하며 경기감각이나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결코 실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주영이 그의 친정팀인 FC서울에서 보다 현재 AS모나코에서 더욱 더 안정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하면서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공히 만개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조원희는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했으나 단 1분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조원희는 허정무호 발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포지션 경쟁에서 끝까지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자칫 위건에서 어느 정도의 출전시간을 확보해 가며 비로소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해 갈 즈음 이미 허정무호의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을 수도 있다.

마르티네스 감독과 위건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조원희의 계속된 결장이 이해는 되지만 우려되는 상황인 것 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