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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 호지슨 감독, '설기현 용도폐기' 공식화?

설기현(풀럼)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분명해지고 있다.

설기현은 26일(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 오랜만에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후반 인저리타임에 교체투입, 5분여를 뛰는데 그쳤다. 제대로된 활약을 펼쳐보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날 맨시티전은 풀럼이 지난 주중 AS로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컵 경기에서 격전을 치른지 불과 3일만에 치러진 경기라는 점에서 설기현은 최소한 이날 후반 15분을 지나는 정도에 교체투입되어 25-30분 정도를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여기에다 설기현의 에이전트사인 지쎈에 따르면 설기현은 지난 9월 UEFA에 제출된 풀럼의 유로파리그 본선 최종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설기현은 현재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뛸 수 없는 신분인 셈이다.

풀럼이 올시즌 칼링컵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설기현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정도에서만 출전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설기현이 사우디아라빙라 리그에서의 임대선수 생활을 끝내고 풀럼으로의 복귀결정을 내릴 당시 팀의 유로파 리그 진출로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바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 주말과 오늘 설기현을 둘러싼 소식들을 살펴볼 때 풀럼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설기현에 대해 일찌감치 용도폐기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기현에 대해 그동안 호지슨 감독이 '희망고문'을 했던 이유는 설기현을 '보험용 선수'로서 잡아두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실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LG전자가 풀럼의 스폰서를 하고 있는 동안 한국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의 존재 때문에 설기현을 '스폰서 계약 이행용 선수'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마디로 풀럼 구단과 호지슨 감독이 설기현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셈이다.

이로써 설기현의 향후 거취는 시기와 방법의 문제만이 남았을 뿐 팀을 떠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힐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설기현의 계약기간은 내년 6월 까지이나 그 전에 1월 겨울 이적시즌을 통해 타 구단으로 이적을 시도할 수도 있고, 계약만료일을 기다려 자유계약 선수 신분으로 새 소속팀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능성 면에서 보면 후자의 경우가 더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출전시간은 많지 않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허정무호의 평가전 일정을 충실하게 소화한다면 내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30을 훌쩍 넘긴 나이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면 K리그 팀으로의 이적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기왕이면 고향팀인 강원에서 활약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설기현을 둘러싼 상황들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져 가고 잇는 상황은 어느정도 긍정적이나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 만은 사실이다.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 할까마는.,..설기현이 레딩에서 풀럼으로 이적하는 과정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좀 더 레딩에서 버텨냈다면 레딩의 강등 이후 설기현 스스로 비중을 크게 가져갈 수 있는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타깝기는 설기현 본인이 제일이겠지만 그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도 안타깝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