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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포르노 배우 겸업을 선언한 격투가


[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UFC에서도 활약했고 여전히 현역 격투가인 ‘워 머신’ 조 코펜헤이버가 포르노 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소위 ‘돌아이’ 기질이 있는 선수로 꼽혔는데 이번에는 화룡정점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기행이다. 1981년 생으로 만으로 28세인 코펜헤이버는 격투가로서 13전 10승 3패, 6KO 3서브미션의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데뷔전에서 1:2 판정패를 당한 후 5연승을 거두면서 UFC까지 진출했던 실력파 파이터이기도 하다.

그는 UFC선수이던 시절 ‘돌아이’기질을 발휘, 블로그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별설득력 없는 비난을 올리자 구설수에 올랐다. 공화당에 비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민주당을 자극할 이유가 없던 UFC는 이를 빌미로 코펜헤이버를 방출해버렸다. 메인 스폰서를 자극했던 스타 브록 레스너는 구두경고에 그쳤지만 스타도 아닌 파이터를 지키려고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었으리라. 그의 블로그는 돌출의견이 많은 터라 가끔 지켜봐야 하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라 디렉트 모델스’라는 회사와 계약한 후 바로 데뷔하는 빠른 결정을 보였는데, 촬영 후 환상적이었다는 후문을 남기기기까지 했다. 몹시 초조했지만 결국 해냈다는 그의 심경토로는 어떻게 봐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는 앞으로도 격투기는 계속 할 생각이나 격투기에서 돈을 벌기 쉽지 않기에 이 일을 한 것이며 먹는 것, 자는 것, 싸우는 것과 더불어서 이쪽 일을 좋아한다고 하니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격투기를 하거나 영상물을 찍은 후 잠든다면 좋아하는 일로 24시간을 채울 수 있는 ‘드림 잡’을 쟁취한 것이다. 그는 싸우거나 관계를 갖으면서 돈을 받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최근 격투기가 약진하는 반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정상급 일부로 제한되었으니 만약 조 코펜헤이버가 성공하면 다른 이들도 제의를 받지 않을까 싶다.

아, 좀 민망하다. 어쨌든 이 정도까지 왔으니 계속 가보자. 격투가 티토 오티즈는 이 업종 출신인 제나 제임슨과 재혼해 쌍둥이를 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긴 프로레슬링을 잠깐 보자. 캔디스 미쉘은 포르노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농도가 진한 영화 ‘호텔 에로티카’를 찍기도 했었다. 플레이보이에 대해서는 좀 높이 봐주는 경향이 있는데 마리아, 세이블, 토리 윌슨, 애쉴리, 크리스티 헤미, 차이나 등이 WWE를 통해 화보촬영을 했었다. 최근엔 WWE가 광고주와 정치권에 친화적인 제스처를 위하면서 가족 친화적인 방송을 표방했기에 금년 레슬매니아를 앞두고선 플레이보이 촬영은 없었다.

XPW라는 유혈이 낭자했던 레슬링 단체의 프로모터 랍 블랙과 그의 아내이자 운영자이던 리치 보던은 포르노를 통해서 번 돈으로 좀 더 건전한 사업을 하고 싶어서 프로레슬링에 손을 댔었다. 당시 XPW는 미국의 3위 규모이던 ECW에 도전하는 단체로 볼 수 있었는데 ECW가 망한 뒤엔 유혈이 낭자하는 하드코어 레슬링의 흐름을 이어가는 단체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포르노 사업에서 법규를 어기는 바람에 과도한 벌금과 더불어서 감옥에 가게 되자 단체는 붕괴되고 만다.

일본에서는 지방의회 의원이 된 그레이트 사스케가 의원이 되기 전에 음란물에 출연했다면서 한바탕 소동이 있기도 했었는데 가면을 쓴 터이기에 다른 사람이 그와 똑같은 가면을 쓴 것이라고 결론지어졌지만 한동안 큰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이는 일본인으로서 전-프로레슬러이던 초코볼 무카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음란물과 프로레슬링을 병행하다가 좀 더 돈이 되는 음란물로 확실히 전업을 했는데, 2004년엔 법규를 어겨서 철창신세가 되기도 했었다. 그는 최근엔 성행위가 엄청난 운동이 되는 동시에 근육발달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역설하고 있다.

지금은 꽤 유명해진 분으로부터 필자는 이런 음란물과 관련된 레슬링 경기의 해설을 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한 번 받았다가 바로 사양한 적이 있었다. 국내에서 이 영상물이 제작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만약 필자가 수락했다면 다른 분야 해설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