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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자' 퍼거슨, BBC 인터뷰는 죽어도 싫어!?

[수년째 BBC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사진=맨유 홈페이지(manutd.com)]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위기에 놓였다. 자신과 앙숙이나 다름없는 BBC와 강제적으로(?) 인터뷰를 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언론들은 지난 12일(이한 한국시각) 프리미어리그와 각 구단 대표단이 모든 감독들의 TV 인터뷰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규정 마련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010-2011 시즌이 개막하는 내년 8월부터는 EPL 20개 구단의 모든 감독들이 프리미어리그 생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와 만나 의무적으로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생중계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 가운데에는 퍼거슨 감독과 앙숙 관계인 BBC도 포함돼 있어 이들이 다음 시즌 연출하게 될 '불편한 조우'에 벌써부터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악연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일찍이 퍼거슨 감독은 BBC의 유명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 MOTD)>를 '리버풀 서포터 그룹'이라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들이 리버풀에는 한없이 호의적이면서도 정작 맨유에는 온갖 억지스런 비난과 비판을 일삼는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BBC가 지난 2004년 "퍼거슨 감독의 셋째 아들이자 축구 에이전트인 제이슨이 맨유로부터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던 것도 이들 사이의 관계악화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후 맨유는 부득이하게 BBC와 인터뷰를 해야 할 일이 생길 때면 퍼거슨 감독이 아닌 수석코치를 대타로 보내 거사(?)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 BBC에 대한 퍼거슨 감독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퍼거슨 감독이 규정 위반을 감수해가면서도 BBC와의 인터뷰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벌금 등의 징계가 뒤따를 테지만 결코 그 정도에 굴할 퍼거슨 감독이 아니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BBC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온 바 있다. 이랬던 퍼거슨 감독이 규정이 바뀌었단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BBC 앞에 얼굴을 비추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퍼거슨 감독을 둘러싼 주변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얼마 전 공공연히 주심을 비난했다가 크게 곤욕을 치른 바 있는 퍼거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와 축구협회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이번 문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쨌거나 퍼거슨 감독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는 2010-2011 시즌부터 '의무적으로' BBC를 상대해야 한다. 맨유를 이끌어온 지난 23년 동안은 물론이고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도 결코 없을 거라고 짐작됐던 BBC와 퍼거슨 감독의 이 불편한 조우는 언론은 물론이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졸지에 '앙숙' BBC와 얼굴을 맞댈 위기에 놓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과연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의 향후 행보에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