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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히딩크, 월드컵 맞대결 실현되나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5일 새벽(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함께 B조에 편성, 조별 2위팀 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 획득을 다투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팀으로 현재 한국 대표팀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허정무 감독과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현역 선수로서 출전해 맞대결을 펼친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 마라도나 감독을 수비하던 허정무 감독이 발길로 마라도나 감독의 허벅지를 걷어차는 장면이 외신 카메라에 잡혀 '태권도 축구'라고 소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당시 경기에서 한국은 박창선의 한국 월드컵 출전 사상 첫 골에도 불구하고 현격한 전력차를 실감하며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완패한 바 있다. 따라서 내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4년만의 월드컵 설욕전에 나서는 셈이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축구의 전통적 강호로서 지난 1994년 미국 재회와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2회 연속 16강 진출의 성과를 올렸으나 최근 열린 월드컵에서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출전도 8년만의 출전이다.

팀의 스쿼드에는 오바페미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 야쿠부 아예그베니(에버튼), 은완코 카누(포츠머스) 등의 공격진은 물론 존 오비 미켈(첼시), 조셉 요보(에버튼) 등 빅리그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전력이 예전만 못하고, 한국으로서는 충분히 1승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는 지난 2007년 열린 평가전에서 이천수(알 나스르)의 프리킥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던 '크리븐 코티지의 추억'이 떠오르는 팀으로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도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 끝에 본선에 턱걸이했지만 유로 2004에서 우승할 당시의 인상적인 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한국이 만날 수 있었던 유럽팀 가운데 그나마 상대하기 괜챦은 팀에 속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한국 축구는 일단 최악의 조편성을 피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조편성표를 받아든 셈이다.

한편 이번 한국의 조편성에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가 속해 있는 것은 한국 축구팬들은 물론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것은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과 허정무호가 본선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남아공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슬로베니아에게 밀려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직후 <가디언> 등 유럽 현지 언론들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월드컵 지휘봉을 맡기기 위해 구체적 제안을 넣었다는 보도를 낸바 있고, 히딩크 감독도 그와 같은 사실을 일부 시인한바 닜다.

물론 현재 외신들이 히딩크 감독의 차기 행선지로 꼽는 대표팀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외에도 북한, 터키 대표팀도 있지만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에 대한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가운데 한 팀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마라도나 감독과의 공동 감독직이 영입 조건이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4강 문턱을 넘어선 경험이 없는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월드컵 우승에 상당히 근접해 있는 팀인 아르헨티나의 감독으로서 최소한 월드컵 결승전에 나갈 꿈을 꿀 수 있을 것이고 나이지리아의 경우 이번 월드컵의 개최 대륙에 속한 국가인데다 세대교체에 실패해 현재 전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어서 이런 팀을 재정비해 16강 이상의 성적을 이끌어낸다면 명장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감은 물론 최근 열린 4개 월드컵에 각기 다른 대륙의 4개 국가의 대표팀의 감독으로 본선 무대를 밟아 모두 조별예선을 통과시킨 감독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 발표가 연내에 있을 것임을 시사한바 있다. 히딩크 감독이 아르헨티나 또는 나이지리아의 감독으로서 한국과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연출해낼 수 있을지 기대어린 주목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