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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 기성용, 이적동의서 미비로 데뷔전 연기 '씁쓸'

최근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명문 셀틱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이적동의서를 발급받지 못해 스코틀랜드 최고의 라이벌전을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기성용은 당초 3일(한국시간) 밤 9시30분 셀틱파크에서 열리는 글래스고 레인저스와 2009-2010시즌 19라운드 홈경기에 출전이 유력시됐다.

셀틱의 토니 모브레이 셀틱 감독은 기성용을 레인저스와 경기에 선발이든 교체로든 투입해 기량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 구단 홈페이지나 유럽 현지 언론들도 이날 기성용이 어떤 형태로든 그라운드를 밟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국제 이적동의서 발급을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신정 연휴로 기성용의 이적동의서를 발급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됨에 따라 기성용의 유럽 무대 데뷔는 오는 16일 폴커크FC와의 리그 20라운드 경기 또는 21일 킬마녹FC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기성용의 부친 기영욱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에 전화를 해봤지만 신정 연휴라서 이적 동의서 발급이 어려울 것 같다. 성용이에게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 경기에 나가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셀틱 구단에서 직접 한국에 들어와 기성용의 입단식을 치렀을 만큼 구단의 큰 기대 속에 유럽에 진출하게 된 만큼 그의 데뷔전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큰 기대를 갖게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기성용의 데뷔전 상대가 셀틱과 함께 스코틀랜드 프로축구의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최고의 라이벌 레인저스라는 점은 그의 데뷔전에 더욱 더 큰 관심이 가는 이유였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기성용의 이적동의서 발급 과정에 대한 부분이다.

기성용이 셀틱과 4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해 12월 15일이었고, 기성용이 셀틱에 합류한 시점은 23일이다. 그리고 기성용은 팀 합류 후 이틀 뒤 첫 훈련에 참가했고, 26일 해밀턴 아카데미컬과 홈경기 때 팬들에게 처음 인사를 했다. 정식 계약 이후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이적동의서 발급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용이 팀 합류를 위해 유럽으로 떠난 직후 국내 언론들은 기성용의 레인저스전 출전 가능성을 점쳤다.

만약 이때 어떤 언론사라도 이적동의서 발급 문제로 기성용이 3일 레인저스전에 출전이 어렵다는 사정을 알았다면 그런 기사가 나올 수 없었겠지만 그 어느 언론사도 기성용의 이적동의서 발급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IB스포츠도 이적동의서 문제를 이유로 기성용이 레인저스와의 라이벌전 출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시당초 이적동의서 발급 문제는 그 시점에서 기성용의 유럽 데뷔 시기를 좌우할 만한 문제거리가 아니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결국 신정 연휴 때문에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이 불가능해 진 것은 현재의 상황이고 그 이전에 IB스포츠에서 기성용의 이적동의서 발급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행정적 실수나 착오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신정연휴라는 이유로 국제 이적동의서 발급을 해주지 않은 축구협회나 프로연맹의 태도 역시 과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도전을 목전에 둔 한국 축구의 '콘트롤 타워'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태도인지도 다시 한 번 짚어볼 부분이다.

그 이유가 정확이 어떤 것이든 결과적으로 셀틱 구단은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한 기성용을 최고의 라이벌전을 통해 홈팬들에게 선보이고 그의 기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고, 기성용의 입장에서 보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유럽 데뷔전을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을 통해 치름으로써 스스로의 인지도를 조기에 끌어올리고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냥 웃어 넘기기엔 뒷맛이 씁쓸하고 속이 쓰릴 만큼의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