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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최강 미녀 파이터는 어디로 사라졌나?



[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2009년 8월 15일 크리스테인 ‘사이보그’ 산토스에게 패하기 전까지 세계 최강이자 얼짱으로 유명했던 지나 카라노의 소식이 최근 뜸한 상태이다. 그녀의 인터넷 사이트 ‘트위터’에선 12월 23일에 크리스마스 인사를 남기긴 했지만 정작 모습은 거의 안 보이기에 많은 남성 들은 그녀의 근황에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이를 놓고 혹자는 광팬의 납치설을 언급했고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심지어 외계인 납치설 등을 흘리면서 나름 미국 내 격투기 매니아들 사이에선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팬들의 궁금증과 상관없이 그녀에겐 경사가 또 생겼다. 미국 웹사이트 애스크맨닷컴(AskMen.com)에선 해마다 매력적인 99명를 꼽는데 파이터 지나 카라노와 라운드걸로 볼 수 있는 UFC 옥타곤걸 아리아니가 꼽혔기 때문이다. 카라노의 성과는 이것이 최초가 아니다. 2009년 잡지 맥심에서 뽑는 100대 여성에서 16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니까.

미모로 선발하는 라운드걸이야 그렇다고 쳐도 섹시함과 미모, 그리고 실력까지 갖춘 카라노는 참으로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카라노는 68위에 랭크되었고 아리아니는 98위라고 하니 더욱 놀랍데 할 수 있다. 물론 아리아니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팬들도 많겠지만. 데이빗 베컴의 ‘놘 둘 돠 (좋아).’가 갑자기 떠오른다.

카라노는 그럼 어디 있을까?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지만 무대가 다를 뿐이라고 한다. 건강미를 갖춘 그녀에게 할리우드에서 제의가 들어오면서 영화에 매진하기에 격투기에 뜸한 것이다. 가끔 글에서 소개했지만 격투가나 프로레슬러에겐 영화는 낯선 분야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최홍만의 빈번한 방송출연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격투가 랜디 커투어는 B급 영화임에도 아프리카에서 6주 이상 영화에 매진하는 일정을 소화했고 단역으로 빈번하게 나오던 퀸튼 잭슨은 A특공대 극장판 영화 오디션에서 주연이 되자 아예 영화를 위해 격투기 은퇴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액션전문배우로 불러도 무방했던 쿵 리는 21개월만의 복귀전에서 스캇 스미스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무패기록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남성 격투가들은 최근 대전료로 급속히 올라갔고 브록 레스너처럼 아예 영화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은 향후 진로에 있어서 또 다른 선택으로서 영화에 관심을 갖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여성 격투가의 대전료는 지나 카라노의 경우 많이 오르긴 했지만 한 때 줄곧 2만 5천 달러이하에서 머무르다가 2009년 8월 경기에서야 12만 5천 달러로 올랐을 뿐이다.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이나 격투기를 오래하긴 어렵기에 인생 전체로 보면 많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카라노는 그간 방송이나 영화출연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이다. 일반출연자를 운동능력으로 응징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프로그램 ‘아메리칸 글레디에이터’를 격투기보다 더 우위에 두면서 몸무게를 맞추지 못해 속옷까지 벗고 계체량에 임한 해피닝도 있었다.

그간 노력 덕분인지 이젠 주연급으로 캐스팅 된 카라노, 그녀의 영화 제목은 ‘녹아웃’으로 현재로서는 이완 맥그리거, 데니스 퀘이드, 마이클 더글라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점점 영화에서 성장하기에 카라노는 앞으로도 더욱 영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가수가 연기에 뛰어들거나 연예프로에서 활약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격투기의 불안요소는 의외로 할리우드가 될 수 있다. 2000년대 스톤 콜드와 더불어서 WWE의 전성기를 이끈 더 락이 영화로 떠난 후 사실상 2010년 현재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지나 카라노가 격투기를 떠나는 경우 여성 격투기에 대한 관심이 식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랴. 자신의 미래는 자기가 결정하는 법인걸. 여하튼 능력이 있어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