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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스포츠의 부적절한 김연아 프로 전향 언급 '유감'

한국 피겨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는 '피겨여제' 김연아(고려대)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가 밴쿠버올림픽 이후 김연아의 활동계획과 관련, '프로 전향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황급히 진화에 나서는 헤프닝을 일으켰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IB스포츠는 이날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할 계획이며, 시즌을 마무리한 뒤 프로로 전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IB스포츠는 이어 김연아가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이미 세계선수권 출전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나중 일에 대해 앞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시즌을 마친 다음부터는 프로 무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보도를 접한 김연아의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한편으로는 김연아의 올림픽 이후 일정을 미리 공개함으로써 김연아가 동계올림픽에서 채점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IB스포츠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최초 보도 매체인 <연합뉴스>의 보도에도 IB스포츠 측의 입장표명 내용이 수정됐다.

바뀐 보도내용에 따르면 IB스포츠는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할 계획"이라며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 나서 프로로 전향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나중 일에 대해 앞서 이야기하긴 어렵다. 김연아도 은퇴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며 "올림픽 결과에 따라 프로로 전향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아직 향후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앞으로 계획을 얘기하는 것은 올림픽 준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은 그동안 김연아의 활동에 대해 세심한 부분까지 살펴가며 공식적인 입장발표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던 IB스포츠가 어찌하여 동계올림픽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은퇴'와 '프로전향'이라는 민감한 단어를 입에 올렸느냐 하는 것이다. 당사자인 선수는 가만히 있는데 왜 소속사가 먼저 나서서 불확실한 전망을 내놓느냐는 말이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온 신경을 한 곳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를 위해 그를 대신해 언론을 상대하는 매니지먼트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침묵'이다.

<연합뉴스>의 최초 보도를 통해 확인한 김연아의 향후 계획에 관한 IB스포츠의 입장은 이미 매니지먼트사 차원에서 김연아의 향후 거취에 대해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동계올림픽 이후 공식적인 발표를 하기에 앞서 대중들의 반응을 살피는 '간보기'의 성격을 갖는 언급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겨계에서는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이후 IB스포츠의 핵심 관계자 K씨와 새로운 기획사를 차릴 것이며 K씨를 포함한 현재 IB스포츠 내 김연아 지원 담당 팀원들이 이른바 ‘김연아 기획사’의 중추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IB스포츠가 동계올림픽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촉발시킨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그와 같은 소문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이번 헤프닝에 대해 IB스포츠는 언론의 '오버 센스' 때문이라고 떠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IB스포츠는 분명 은퇴와 프로 전향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은퇴와 프로 전향에 대한 언급 자체를 차단했어야 하는 입장에 있는 매니지먼트사가 오히려 먼저 나서서 논란을 부추긴 셈이다.

김연아는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다. 자신의 거취 문제는 자신이 직접 밝힐 수 있다. 김연아의 직접적인 거취 표명에 앞서 IB스포츠가 이처럼 먼저 나서서 김연아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IB스포츠는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로서 엄밀하게 따지면 대리인이지 보호자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스스로의 위치와 본분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