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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격투기 챔피언을 쓰러뜨린 것은?

UFC 헤비급 챔피언이자 100회 대회에서 격투기 사상 최고의 흥행을 만든 브록 레스너는 얼마 전 게실염으로 인해 수술을 받으면서 격투기 은퇴가능성도 비췄지만 최근엔 다행히도 복귀를 선언했다. 미국 ESPN 방송국의 스포츠 센터라는 프로그램에서 레스너는 여름엔 링에 돌아올 수 있다 말했다.

그의 게실염은 약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번 경우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스포츠는 약물이라는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과거 동구권 국가들에서 국가적으로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한 사례마저 있으니까. 외국 격투기 선수들 중엔 약물의 잔류기간은 의사보다 더 잘 아는 이들도 있으며 각종 구기 종목의 기록 중엔 약물의 힘이 의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레스너의 게실염은 약물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식단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ESPN 스포츠 센터에서 레스너는 평소에 스테이크나 감자와 같은 음식을 잘 먹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게실염이 빈번하게 유발되는 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서구인들은 식단의 문제점으로 인해 게실염 같은 대장문제가 상대적으로 빈번하다.

그에 대한 해답은 식이섬유이다. 식이섬유를 적게 먹으면 배설의 양이 줄어들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장벽에 주머니 모양으로 움푹 파인 ‘게실’이 생기게 된다. 이 때 게실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등 염증이 유발되는 환경이 유발되면 게실염이 생기는데 필자는 레스너가 이런 기전으로 인해 쓰러졌다고 본다. 염증이 자주 생기는 기전으로 가면 용종(폴립)도 생기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정도로 무섭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대장암이 증가한다고 하는데 이는 서구화된 식단과 관련이 깊다. 서구인에 비해서 동양인들의 장의 길이가 길다고 하는데 이는 식이섬유와도 관련이 있다. 식이섬유를 적게 먹는 사람은 장의 경련이 상대적으로 빈번하고 장벽이 딱딱해지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한다. 그러니 대장의 상태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식이섬유는 중금속이나 지질, 콜레스테롤이나 유해성분을 흡착해서 배설하는 역할도 맡는다. 너무 장점만 이야기한
것 같지만 그만큼 도움이 되는 녀석이다.

운동선수들 중 일부는 탄수화물, 지방 섭취를 조절하고 계란이나 닭가슴살 등을 이용해서 단백질을 높은 비율로 섭취하며 비타민을 보조적으로 취하거나 음식을 통해 얻기도 하지만 식이섬유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적게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 필자가 다뤘던 랜디 커투어의 건강 원칙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레스너의 육류를 선호하는 식단은 대장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UFC 헤비급 챔피언은 겉으론 강했지만 너무 과도하게 육류를 좋아하고 나름 체중조절에 신경을 썼지만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야채나 곡물, 견과류 같은 음식을 멀리했기에 게실염이 생겨 쓰러진 것이다. 레스너는 수술을 해서 100% 컨디션이라 방송에서 말했지만 식단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게실염이나 그 이상의 대장질환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식이섬유를 주목하자. 굳이 식이섬유가 들었다는 가공식품보다는 김치나 양배추, 콩나물 같은 것들을 먹으면서 대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