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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아사다, 동계올림픽 리턴매치? 글쎄...



주니어 시절부터 이어진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기나긴 승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김연아를 최후의 승리자로 기록한 것을 끝으로 일단 큰 마침표 하나를 찍었다.


김연아(고려대)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50.06점이라는 여자 피겨 사상 프리 스케이팅 최고 점수를 얻어 쇼트 프로그램 (78.50점) 점수와의 합계 점수에서도 역시 세계 신기록인 228.56점을 기록, 합계 205.50점을 얻는데 그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시상대 맨 위에 서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사다는 이날 시즌 최고점인 131.72점을 얻어 쇼트 프로그램 점수(73.78)합계 점수에서도 시즌 베스트인 205.50점을 얻었으나 자신의 바로 앞 순서에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기로 평가될 만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의 높고 견고한 벽 앞에 좌절하며 합계 점수에서 23.06점차의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의 경기 결과는 김연아에게 '피겨 여자 싱글 사상 첫 그랜드슬래머'라는 영예를 안긴 반면 아사다에게는 그 이전에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뼈아픈 패배감을 안겨줬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4.72점 뒤진 2위에 올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역전 우승을 꿈꿨지만 오히려 프리 스케이팅에서 더욱 더 현격하게 벌어진 격차에 망연자실한 아사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연신 울먹이는 가운데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모두 성공해 좋았는데 다른 곳에서 실수를 했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완패를 인정한 셈이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김연아와 아사다의 올림픽 시즌 이후의 행로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두 선수가 4년 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의사를 갖고 있는지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연아의 입장에서 보면 카타리나 비트 이후 26년만에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에 도전하는 것이 될 것이고, 아사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재도전이 되는 셈이다.

우선 아사다는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의사를 피력했다.

아사다는 26일 프리 스케이팅 이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촌도 경험하고 4년에 한 번 밖에 없는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좋았다"고 첫 올림픽 출전의 소감을 밝힌데 이어 4년뒤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 재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 분한 생각은 있지만 정말 좋은 무대라고 생각했다"고 동계올림픽에 재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아사다의 선배이자 아시아 첫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가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던 당시의 나이가 24세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사다의 선택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일 수 있고, 금메달 획득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다면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다음 시즌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 프로 스케이터로 전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언급한바 있다. 

김연아는 당분간 다음 시즌 계획을 포함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니지먼트 계약이 만료되는 2010년 3월 이후의 김연아의 일정에 대해 IB 스포츠 측에서 언급한 정황으로 미루어 보자면 일단 양자(김연아-IB스포츠)가 어떤 형태로든 계속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지난해 김연아와 IB스포츠가 '페스타 온 아이스', '아이스 올스타즈'라는 아이스쇼를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치러낸 점을 상기해 본다면 김연아의 프로 스케이터 전향 가능성은 더욱 더 커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김연아는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쇼트 프로그램(78.50점), 프리 스케이팅(150.06점), 합계 점수(228.56)에서 모두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완벽한 활약을 펼쳤고, 여자 싱글 스케이터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대회, 세계선수권, 동계올림픽 등 4개 주요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곧 김연아가 현역 피겨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모두 이뤘다는 의미로서 홀가분하게 현역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짝고 프로 스케이터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최적기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필자를 포함해서...)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2연패에 도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한국의 후배 유망주들이 국제 무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 때까지 최소한 2-3년 정도라도 현역 선수로서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IB스포츠에 따르면 김연아은 다음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어쩌면 토리노 세계선수권이 김연아의 현역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수도 있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김연아는 IB스포츠와의 재계약 문제와 아울러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 앞에 놓여진 갈림길을 놓고 김연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여러 생각에 따라 바라는 점은 각기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길을 선택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김연아 본인이며 우리는 그 선택을 기꺼이 존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