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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김동현 'UFC 챔피언' 등극이 답이다



2004년 이후 국내에서 부각된 격투기는 최근엔 방영권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출범이후 최대 위기라 할 수 있다. 세계 1위 단체 UFC는 그래도 굳건하지만 K-1과 마찬가지로 국내 재계약이 눈앞에 있으며 K-1도 관심을 갖는 채널들이 있긴 하나 과거와 같이 뜨거운 러브콜이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의 향방이후 결정될 분위기이다. FX 채널에선 쇼타임을 방영 중이고 하동진 감독의 해설, 민경수 캐스터의 진행, 그리고 번역과 자료의 일부는 필자가 맡고 있지만 격투기 매니아들마저 방영자체를 모르는 상황이다. 센고쿠도 방영은 되지만 최근 두 패로 쪼개지면서 단체의 미래가 모호한 상태이며 국내 단체들의 부활움직임은 있으나 케이블 방송을 탈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국내에서의 2010년은 예전 필자가 예상한 것처럼 출범이후 가장 고난스러운 시기임은 분명하다. 예상이 맞았다고 해서 뿌듯한 것은 전혀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의 해법을 제시하고 싶다.

그간 강조했지만 약간 간과되는 부분이 있는데, 프로레슬링과 격투기, 복싱이 비록 비슷한 분야이긴 하나 최근 격투기 방송에 대한 채널들의 호응이 적은 건 프로레슬링의 재계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채널들의 계산으론 국내 자체제작 프로그램의 비용대비 효율이 높고, 경제채널은 스포츠 채널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기에 최근 스포츠가 밀리고 있으며 스포츠에서도 국내 프로야구를 따라갈 것이 없이 때문에 격투기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즉 최홍만, 추성훈, 김동현의 라이벌은 롤러코스터나 화성인 바이러스의 ‘화성인’, 혹은 프로야구 구단이나 선수이다. 물론 최근 최홍만은 격투가로 분류하기도 모호할 정도로 근황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금년엔 월드컵도 있기에 국내프로야구마저 이 영향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마당이며 야구의 중계권 이동 후 격투기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니 국내 향후 전망은 격투기 단체끼리의 비교가 아니라 이런 퍼즐들도 모아야만 풀이가 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 부분을 지켜봐야한다. 겨울시즌은 스포츠채널이 상대적으로 한가한 시기이다. 격투기가 정상권으로 가려면 이 시즌에 치고 나갔어야하나 그러질 못했고 동계올림픽이 있으니 2월 달은 당연히 숨죽이고 있어야 했다. 제 시기에 치고 나가지 못했으니 여름까지 ‘핫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일은 복잡해진다. 예를 들자면 3월에 ‘손담비’, 6월에 ‘소녀시대’, 7월에 ‘에프터스쿨’이 앨범을 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가수가 생존법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이웃 일본에 비해 인구도 적은데 격투기 시청률도 훨씬 낮다. 그것은 팬들의 숫자부족과 같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중파에서 10% 내외를 오르내리는 DREAM 마저도 예전엔 편성폐지설이 있었고 작년엔 1년의 6회 대회 중 4회가 새벽에 방영되었을 정도이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현실의 벽은 더욱 높다.

이럴 때일수록 관계자들이나 격투기 매니아들의 결속된 힘이 필요하다. 과거같이 최홍만에게 문제가 보인다고해서 그걸 크게 부각시키거나 추성훈의 약점이 보이면 물고 늘어지는 분위기는 이 분야의 미래를 위해선 별로 좋은 게 아니다. 금메달이 강조되고 세계 1위를 원하는 국내의 무서운 분위기에선 UFC 챔피언 등극 말고는 격투기가 전 국민적인 이슈가 될 일이 없다. 즉 순수혈통 김동현의 UFC 챔피언 등극이 격투기의 메인스트림 진출여부를 결정한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만 모든 것을 거는 건 서로에게 힘든 일이다. 이에 그의 성공을 지지하면서도 바닥을 다지는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선수들의 약점이 있으면 이해해주고, 장점이 있으면 부각시켜서 스타로 만들어야 국내 프로야구에 대응하고 케이블 인기프로에 맞설 수 있는 것이다. 스타가 있어야 시청률이 올라가고 그로 인해 채널들이 앞 다투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가 되면 그 밑의 선수들도 스타로 클 수 있다. 그래야 자본이 유입되고 피라미드 구조의 아래층 선수들도 윤택해지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은 간단하게 수요와 공급 곡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격투기 수요가 많았을 때는 시청률이 높다는 수치로 해석이 되고 그로 인해 채널들이 앞 다투어서 격투기를 편성하면서 판권료도 덩달아 올랐지만 최근 수요가 떨어지자 시청률도 하락하고 거기에 따라서 공급이 줄어들면서 과거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러니 이 분야에 애정이 있는 이들이라면 수요가 늘어날 수 있게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크게 수요가 늘 수 있는 건 김동현의 UFC 챔피언 등극이다. 그러니 우선은 그를 지켜주는 게 최선이다. 그 다음으론 스타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조성하고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별 문제도 안 되는데 남을 흠잡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 열매는 선수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결국은 이 분야 전체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매니아들의 비난과 기자들의 흠집잡기가 끊이질 않았던 최홍만의 인기와 대중적인 격투기의 인기가 거의 궤도를 같이했던 것을 곱씹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