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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음주 후 난투극을 벌인 격투기 선수들



[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얼마 전 크리스 제리코와 그레고리 ‘허리케인’ 헴스의 음주 후 난투극이 있었고 이것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크게 보도되면서 결국 헴스가 WWE에서 계약해지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언론의 성장으로 인해서 좀 더 자극적인 제목과 충격적인 소식들이 많이 보도되는 것처럼 이들은 북미대륙에서 유명인이기에 음주 후 경범죄를 저질렀다가 친구끼리 다툰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본업에서 손해를 봤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 이번 글에서는 둘 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다.

매트 하디가 데리고 온 남성 게리 켈리, 여성 애쉴리 스토러와 더불어 크리스 제리코와 그레고리 ‘허리케인’ 헴스 총 다섯 명은 스맥다운 경기 후 인근지역의 바인 KJ에서 술을 먹었는데 그 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일이 커졌다. 만취한 이 그룹이 주차장에서 시끄럽게 떠들자 신고가 들어와 새벽 4시에 경찰이 출동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도록 종용받았다고 하는데.

선수들은 원정경기 후 친한 경우 보통 같은 숙소를 잡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숙박비를 아끼려고 지인의 집에 가기도 하는데 당일 숙소가 어딘지 알려지진 않았으나 덩치 큰 성인들이 한 택시에 같이 탔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건이 터졌다. 이미 주차장에서 시비를 걸기 시작한 그레고리 헴스가 앞 좌석의 게리 켈리, 건너편의 크리스 제리코를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가운데 앉아있던 애쉴리 스토러가 맞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을 공략할 의도는 없었지만 택시기사가 보기엔 일이 복잡한지라 내리라고 제안했고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다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새벽 5시 41분 주유소 앞에서 체포를 당했다.

이들은 우리에겐 생소한 공중장소 만취(Public intoxication)라는 경범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기에 문제가 되었는데, 재미있게도 그레고리 헴스가 경찰에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가자 일이 더 커질 것을 막기 위해 15년 지기 매트 하디가 쫓아가면서 그나마 사건이 이 정도에서 무마되었다고 한다.

제리코와 헴스는 경찰서에 급히 온 동료 크리스천과 CM 펑크가 보증을 선 덕분에 각각 120달러를 낸 후 새벽 6시 30분에 석방되었고 공격당한 애쉴리 스토러는 고소하지 않겠다면서 일은 간단하게 마무리되었다.

공중장소에서의 만취는 우리사회에선 넘어갈 수도 있으나 미국에선 경범죄에 해당하는데 선수들 간 다툼까지 있자 이것이 미국의 인터넷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가 되면서 가뜩이나 선수를 정리해야 하는 시점에 있던 WWE는 문제를 일으킨 그레고리 헴스를 계약해지로 풀어버리고 만다. 메인이벤트급 선수 크리스 제리코는 이 사건으로 인해 별 타격을 입진 않았고 물론 이 사건과는 하등 관련 없는 일이지만 오히려 선수로서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는데.
원래부터 충동적인 경향이 있는 헴스이고 이번에도 시비를 먼저 걸었지만 왜 이렇게 과격하게 나왔느냐에 대해선 몇 가지 추론이 있다.

첫째론 경기 후 선수들이 여가를 즐기는 방법으로 음주를 한다는 문제이다. 요즘 WWE는 선수들이 게임이나 노트북, 혹은 독서를 한다면서 홍보하고 있으나 선배들과 달라진 신세대의 이미지는 이미 과거부터 써먹던 레파토리이기에 액면그대로 믿긴 어렵다.

두 번째는 약물사용의혹이다. 그레고리 헴스는 이미 WWE의 도핑테스트에서 걸린 적이 있는데 일부 선수들의 사망에서 보면 약물과 음주를 병행해서 복합작용에 의해 치사량까지 다다른 경우도 있으므로 평소에 약물과 음주를 같이 하는 경우 치사상태는 아니겠지만 생각보다 큰 충동성이 유발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론 선수들의 숙박비용을 회사가 부담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다. 특히 RAW나 스맥다운 같은 방송을 촬영한 후 다음 날 집에 가게 되면 숙박비용을 아끼기 위해 밤새 놀다가 아침비행기를 타고 가니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작은 실수가 언론보도로 인해 커졌고 그로 인해 그레고리 헴스는 가장 큰 단체에서 계약해지로 풀려났다. 이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것과 회사의 생각보다 박한 대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만의 일이 아닐 수도 있기에 향후 고민이 필요한부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