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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전락’ 오티즈 직구만 던져도 헛스윙.


 2000년대 아메리칸 리그 최고의 지명타자로 손꼽히는 보스턴 레드싹스의 데이빗 오티즈가 상대팀 투수들의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이번 시즌 타율 146, 출루율 222, 장타율 268을 기록하고 있는 오티즈는 현재까지 무홈런, 2타점으로 극심한 타격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티즈가 2003년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결과가 나온 104명에 포함된 선수라는 것이 발각된 작년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 더 심화된 오티즈의 몰락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어 보인다. 2009년 타율 238로 부진했으나 홈런은 28개를 치며 장타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었던 오티즈는 이번 시즌에는 타율과 더불어 홈런마저 실종해 버렸다.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기 전 미네소타 트윈스소속의 오티즈는 타율 266, 출루율 348, 장타율 468의 평범한 수준의 타자였다. 그러나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첫해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율 592을 기록하며 MVP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오티즈는 4년 연속으로 장타율 6할 이상과 4년 평균 4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일약 아메리칸 리그를 대표하는 지명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으로 타점왕을 차지했으며, 2006년에는 홈런왕에도 올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오티즈는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5위 1회, 4위 2회, 3위 1회, 2위 1회를 차지했다. 오티즈가 지명타자가 아니었다면 MVP를 수 차례 수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는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매니 라미레즈와 함께 공포의 듀오를 형성했었던 오티즈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아메리칸 리그의 전력분석팀은 오티즈의 배팅스피드가 메이저리그 평균타자들보다도 현격하게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월 20(현지시각)일 오티즈를 상대한 택사스 레인저스의 선발투수 콜비 루이스와 불펜투수 크리스 레이는 오티즈를 상대로 합 19개의 공을 던졌다. 놀랍게도 19개 모두 직구였다. 2000년대 아메리칸 리그 최고의 지명타자를 상대로 두 명의 투수가 직구만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티즈는 이날 경기에서 2개의 삼진과 유격수 플라이를 기록한 이후 마이크 로웰로 교체되었다.


19일 템파베이의 선발투수 제프 니만 역시 오티즈와 세 차례 승부에서 9개 모두 직구만 던져 무안타, 1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17일 템파베이의 선발투수 웨이드 데이비스은 오티즈와의 2차례 승부에서 12개의 공 모두 직구만 던져서 2삼진을 기록했다.


오티즈가 출전한 최근 3경기의 선발투수들이 오티즈를 상대로 모두 직구만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티즈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티즈의 배팅스피드가 떨어졌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는 상대팀의 분석이 정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티즈가 직구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이버매트릭스 사이트 팬 그래프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오티즈가 상대팀 직구를 공략하여 리그평균타자들보다 더 올린 득점은 10.6점이었다. 2009년은 4.5점으로 급락했고 올 시즌은 -1.4점으로 오티즈가 직구를 상대하면 할수록 팀은 리그평균타자들보다도 낮은 점수를 얻게 된다. 2005년과 2006년 오티즈는 43.5점으로 메이저리그 타자중 3위, 2007년은 47.3점으로 2위, 2007년은 37.8점으로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직구타격 득점이 높은 타자였다. 


2003년의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명단에 오티즈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발각된 이후 오티즈는 작년의 하락세에 이어서 올해는 상대팀 투수들이 오티즈를 상대로 오직 직구만을 던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을 못 추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오티즈는 2003년 이후 공식적인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적이 없다. 약물검사보다 약물검사를 무사통과하는 기술이 훨씬 더 발전했다는 스테로이드 전문가들의 주장이 신뢰감을 얻게 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