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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운드 밟지마!" 애송이 투수 A 로드와 충돌

 

 

야구에는 공식경기규칙에는 쓰여 있지 않은 지켜야할 규칙(unwritten rule)이 있다. 코드라고도 불려지는 수많은 규칙중에 야구팬들에게 폭넓게 알려진 것은 큰 점수차에서 도루나, 스퀴즈 번트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상대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동으로 간주받게 되어, 빈볼로 댓가를 치루기도 한다. unwritten rule의 핵심은 상대팀 선수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통산 17승 21패를 기록한 26살의 무명 선발투수 달라스 브래든이 통산 17년차 585홈런을 기록한 34살의 스타플레이어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경기중 충돌했다. 슈퍼스타와 설전을 벌인것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은 브래든은 이닝 종료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야구공을 집어던졌고 음료수컵 뭉치를 발로 차버렸다. 브래든이 에이 로드와 충돌하게 된 이유는 에이로드가 unwritten rule을 위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전 6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좌전안타로 1루에 출루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로빈슨 카노의 3루수 뒤에 떨어진 파울볼 타구때 3루까지 달렸고,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로드는 투수 마운드를 밟고 1루로 되돌아갔다. 로드가 마운드를 지나칠 때 브래든은 “여기는 나의 마운드야. 내 투수판이라고.”라고 소리쳤다.

에이 로드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브래든이 나보고 자신의 마운드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나는 약간 놀랐다. 나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더욱이 커리어 몇 승도 올리지 않은 (애송이)투수한테는 더 그렇다. 나는 그 순간 브래든이 나에게 말한 것인지도 몰랐었다. 내 커리어동안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그 순간에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다 ”


브래든은 다음 피치에서 카노를 1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로드는 2루 포쓰 아웃을 당했다. 이닝이 종료된 순간 브래든은 에이 로드를 향해 고성을 질러댔다. 브래든은 에이 로드가 투수 마운드를 밟고 지나간 행위가 자신을 무시한 행동으로 여긴 것이었다.

에이로드 말대로 브래든은 지난 3년간 14승 21패를 방어율 4.68을 기록한 별 볼일 없는 투수이다. 그러나 무명에 가까운 투수 브래든은 경기후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 에이로드에 대한 설전을 지속했다.

“나는 에이 로드의 행위를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 에이 로드는 양키스의 캡틴(데릭 지터)로부터 이닝중이나 경기중에 투수마운드를 가로질러 가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워야한다. 내가 사이영상 투수이거나 25인 로스터의 마지막 선수이거나 관계가 없다. 이것은 야구의 기본적인 예의이다. 내가 투수 마운드위에 서서, 내 손에 공을 쥐고 있을 때 마운드는 나의 것이다. 상대팀의 마운드가 아니다. 로드는 투수판을 밟고 지나갔다. 그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투수 마운드는 출입구 앞의 매트가 아니다.”




이날 사건에 대한 두 선수의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경기 후 기자는 에이 로드가 브래든에게 사과했는지를 질문했을때 브래든은 “로드는 사과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고, 에이 로드는 투수 마운드를 밟고 지나갔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라고 답변했다.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에게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애송이 투수 브래든과 슈퍼 스타 에이 로드의 충돌은 메이저리그 사이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다. 야구팬들은 에이 로드가 투수마운드를 밟고 지나간 행동이 야구의 기본 에티켓을 지키지 않은 행동이라는 의견과 브래든이 과민반응을 한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어졌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투수마운드를 돌아서 귀루하는 것은 사실이다. MLB 라디오에 출연한 칼 립켄 쥬니어는 에이로드만이 투수마운드를 밟고 지나가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매우 소수의 선수들만이 그러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시애틀 PI는 브래든이 에이 로드의 행위가 의도적이었음을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쩌면 에이 로드에게 상대팀 투수를 무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에이 로드는 경기중 투수마운드를 밟고 가는 행위가 상대팀 투수로써는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브래든은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CC 싸바시아(8이닝, 3자책, 2승 1패)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하며, 시즌 3승 무패, 방어율 2.77로 아메리칸리그 다승과 승률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