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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고민' 김연아, 거취 결정 앞에 놓여진 변수

'피겨여제' 김연아가 2010-2011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는 지난 14일 대한빙상연맹을 통해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신청서를 국제빙상연맹에 제출했다.현재 세계랭킹 1위인 김연아가 현역 선수로서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한다면 2개 그랑프리 대회 출전권이 보장된다.

2010-2011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는 오는 10월 22일 일본 나고야에서 개막, 6차 시리즈 까지의 일정을 마감한 뒤 12월초 중국 베이징에서 '왕중왕'을 가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을 치른다.  

하지만 김연아가 그랑프리 대회 출전신청을 한 것 자체를 두고 그가 현역 선수로서의 생활을 계속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그저 현역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미리 확보한 수준에 불과하다.

김연아는 `18일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위원회 창립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은퇴 여부는 아직 생각 중이다. 천천히 결정하겠다"며 "어떤 길을 가더라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아직 현역 은퇴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고, 여전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민중이라는 말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는 오는 31일 새로 영입한 트레이너와 함께 토론토 훈련캠프로 떠나 강도높은 훈련과 함께 브라이언 오서, 데이빗 윌슨 코치와의 논의를 진행, 진로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귀국해서 밝힌 거취 결정 시점을 5월 말경이었다. 그에 따른다면 김연아가 출국하는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밝힐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으로 2주가 채 남지 않은 셈이다.   

김연아가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는 가운데 현재 두 가지 변수가 놓여져 있다.

하나는 현역 선수로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김연아 컴퍼니'의 주주로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어찌보면 이 두 가지 변수가 맞물리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채점 방식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진 것이 김연아에게는 현역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변수다.

선수들이 부담 없이 고난도 점프에 도전하도록 장려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새 채점방식은 테크니컬 패널이 판정하는 점프의 성공 여부를 세분화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에 따른다면 어떤 선수의 고난도 점프가 회전수가 크게 부족하지만 않다면 한 단계 낮은 점프보다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새 규정이 확정되면 선수들은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전에 비해 부담없이 고난도 점프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트리플 악셀과 같은 고난이도 점프를 시도하다 번번이 회전수 부족으로 점수가 크게 깎여온 아사다 마오 같은 선수는 새 채점 방식에 따른다면 점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유리하게 된다.

반면 그 동안 '점프의 교과서'로 불리며 정확도 높은 점프를 구사해 온 김연아에게 새 채점 규정은 별다른 이득을 가져다 주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언론과 팬들은 새 채점 방식이 아사다를 위한 채점 방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새 채점 규정이 통과된다면 김연아가 현역 선수로서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던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김연아가 프로로 전향하고 아사다가 유리해진 규정을 바탕으로 세계 1인자로 군림하게 된다면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김연아와 아사다를 놓고 '누가 진정한 1인자인가'라는 논쟁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물론 김연아가 이런 논쟁에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가 사람인 이상 신경이 안쓰일리는 없다.


그런 이유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김연아가 새 채점 규정 하에서도 아사다를 확실히 제압한 이후 프로로 전향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연아가 거취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그의 거취 결정이 '김연아 컴퍼니'에 미칠 영향이다.

김연아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한다면 그가 프로로 전향을 하든 현역 선수로 활동을 계속하든 CF 활동이나 각종의 영리활동은 당분간 호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무래도 현역 선수로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계속 올리는 것이 프로 선수로서 아이스쇼 무대에만 서는 신분 보다는 '매출의 규모'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임을 감안한다면 이 부분도 '김연아 컴퍼니'의 주주로서 김연아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팬들의 바람은 그저 김연아가 '행복한 스케이터'로서 오래 팬들 곁에 남아주는 것이겠지만 김연아의 머릿속은 결코 단순치가 않을 것이고, 이제 갓 스무살 된 대학 새내기 김연아의 입장에서는 분명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그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로서 김연아가 기꺼이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그동안 거취 결정 문제를 두고 장고(長考)를 해온 만큼 이런 저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스스로와 팬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묘수(妙手)를 내놓아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