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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새' 임은지 도핑 헤프닝, 어물쩡 넘길 일 아니다

육상 여자장대높이뛰기 한국기록(4m35) 보유자 임은지(부산 연제구청)가 최근 실시한 금지약물 복용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 부터 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은 일과 관련, 임은지가 도핑 적발 원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한약을 잘못 먹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한 논란이 결국 임은지 측이 한약이라고 밝힌 '지네환'의 성격을 정정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한의사협회-KADA, "지네환은 한약 아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은지가 복용한 것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최초로 발표했던 것처럼 전문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이 아닌 민간에서 만든 지네환(지네를 원료로 만든 환약)이라고 밝혔다.

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당초 임은지는 고질적인 허리와 발목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부모의 권유로 복용한 한약에 금지약물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KADA에 문의한 결과 한의원이나 한방 병원 등 의료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불법으로 만든 지네환이었다는 것.

이와 관련, KADA는 지난 8일 임은지 도핑 양성반응 관련 '한약과 관계없다'는 공지글에서 최초 처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 중 한약이란 표현을 지네환으로 수정, 게시한다고 밝혔다. KADA는 "국민들에게 마치 임은지가 한약을 복용해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것처럼 오인될 여지가 발생했다"고 이번 문구 수정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임은지 도핑 적발 헤프닝의 자초지종


임은지는 지난 5월 초 창원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 기간에 실시한 소변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가 검출됐다.

이에 임은지는 지난달 10일 KADA 청문회에 참석, 치료를 위해 양약과 한약을 복용했고 한약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KADA는 제출서류와 임은지, 임은지의 부모, 한약 제공자, 도핑검사관의 증언을 청취, 임은지가 순수한 치료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했다고 판단하나 증빙자료가 일부 부족하고 약물 주의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로 인해 임은지가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 당시 따낸 금메달은 박탈됐고 기록(4m20)은 삭제됐다. 뿐만 아니라 자격정지 징계로 인해 이달 말부터 9월말 까지 실시하는 육상 국가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와 관련,  자신을 현직 한의사라고 밝힌 '피터팬'이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임은지의 소변에서 검출됐다고 하는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는 인공 화합물이며, 주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사용되는 이뇨제로서 순수 천연 약재를 물에 달여서 복용하는 한약에서 검출될 수 있는 물질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편 임은지 측이 거짓 해명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의사협회도 이 문제에 관해 KADA와 접촉했고, KADA는 결국 임은지가 복용했다고 밝힌 한약 '지네환'이 한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문제를 일단락 시키기에 이르렀다.

풀리지 않은 궁금증, 그리고 찜찜함

그러나 이번 임은지 도핑 헤프닝이 여기서 일단랃 되어지는 것은 어딘지 찜찜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임은지의 소변에서 검출됐다는 이뇨제 성분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가 정확히 지네환에서 검출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임은지가 부상 치료 목적이 아닌 특별한 목적으로 이들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어떤 약물을 별도로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1년 이상 발목, 허리 등의 연이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임은지는 부상 회복을 위해 아버지가 구해온 지네환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이재홍 대한육상경기연맹 필드기술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 부모, 코치, 육상연맹이 역추적을 해봤는데 지네환을 의심하고 있다"면서도 "지네환을 과학적으로 성분 조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임은지가 먹었다는 지네환에 문제의 이뇨제 성분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가 함유되어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는 말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지네환이 임은지의 도핑 적발 원인 물질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인 셈이다.

결국 임은지가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대로 체중 감량을 위해 별도의 약물을 복용했거나, 다른 금지 약물의 복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뇨제 성분의 약을 복용, 소변을 통해 금지약물 성분을 빨리 배출하려고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지금 다시 약 2개월전에 일어난 금지약물 복용 사건의 전모를 완전하게 밝혀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노력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KADA는 일단 임은지가 복용했다는 지네환의 면밀한 성분분석을 통해 임은지의 말이나 임은지 주변 사람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밝혀내야 하며, 만약 그 결과  지네환이 원인 물질이 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번 사건을 원점에서 철저히 재조사 해야한다. 

도핑은 단순히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반칙의 문제만이 아닌 선수 개인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