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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젊은 파이터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승전가


역경을 딛고 일부러 힘든 길을 걸었던 젊은 파이터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보람찬 결과가 나왔다. 현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가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수술을 받게 되자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도전권을 확보했음에도 마땅한 상대가 없어져 거의 1년 정도 개점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그걸 포기하면서 최고 인기 스타 브록 레스너와의 경기하는 어려운 길을 갔다. 설상가상으로 레스너가 게실염으로 빠지자 또 다른 강자 쉐인 카윈이 상대로 정해졌지만 산토스는 누구하고든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자신감은 'UFC 131'의 메인이벤트에서 승리로 이어졌고 본인이 포기했던 UFC 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다시 한 번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신인시절 1패가 있긴 하지만 13승 1패를 쌓아올린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 번 무패의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와의 경기를 확정지었다.

산토스는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레스너와 경기를 가져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고 UFC로서는 2011년 최대 흥행을 노렸지만 레스너가 이탈하면서 많은 부분이 엉켜버렸다. 그런 복잡한 상황에서도 산토스는 강자 쉐인 카윈을 압도하면서 스스로 길을 개척한 것이다.

산토스는 경기를 냉정하게 이끌었고 주로 1라운드에서 경기를 끝내던 카윈을 3라운드까지 끌고 가면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복싱에선 발군의 실력이지만 그라운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이제 설득력이 없어진 듯하다. 산토스는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 쉐인 카윈에게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두 번이나 성공시키면서 그라운드에서 약하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간 경기들을 보면 테이크-다운을 많이 허용하지 않은 채 타격으로 마무리한 경기가 많았기에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에게 수년 간 배워온 그라운드 기술은 역시 비장의 무기였다고 볼 수 있겠다.

만약 브록 레스너가 상대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도스 산토스의 승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강했다. 도박사들은 산토스의 승산을 높이 봤기에 레스너보단 산토스의 승리 배당이 낮았었는데 그만큼 실력자란 걸 이미 많은 이들이 짐작하고 있었다.

10세 연상을 차분하게 꺾은 주니어 도스 산토스지만 그도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았기에 평소보다 초조했다고 한다. 그래도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 타격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고 경기를 거의 TKO로 중단시킬 분위기까지 이끌면서 헤비급 타이틀 자격이 있음을 입증한 것인데.

최근 UFC의 장점은 격투기에 익숙해지는 팬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소 낯설 수 있는 해외 파이터들에게 점점 현지 팬들이 열광하는 걸 보면 UFC의 성장신화가 많은 파이터들에게 혜택으로 다가간 걸 느낄 수 있다.

지금으로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케인 벨라스케즈의 헤비급 타이틀 경기는 가을 쯤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상당한 기대가 될 정도로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