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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한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월드컵이라는 의미와 함께 인종차별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이른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를 종식시키고 용서와 화해를 이뤄낸 남아공에서 대회가 열림으로써 인류 화합의 메시지를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 대회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세계 축구 역사에 있어 뜻깊은 대회로 기억될 남아공 월드컵이 한국 축구에 있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이유로 세계 축구팬들은 한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에게 7회 연속 진출하는 대회다.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록은 아시아에서 최초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6번째에 해당하는 업적이다.

한국 외에 월드컵에 7회 이상 연속 출전한 나라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9회 전 대회 참가), '전차군단' 독일(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5회 연속), '아주리군단' 이탈리아(1962년 칠레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3회 연속), 아르헨티나(1974년 서독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0회 연속) '무적함대' 스페인(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9회 연속) 등 5개국 뿐이다.

물론 한국의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 기록을 놓고 아시아의 축구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본선 티켓이 배정된 덕분인 것으로 평가절하 하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의 평준화 된 전력을 감안할 때 한국이 2002 한일월드컵에서의 한 차례 자동진출을 감안하더라도 6차례의 월드컵에 꾸준히 참가할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이와 같은 기록상의 업적 외에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을 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이번 남아공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에이스는 박지성이었고, 남아공에서도 박지성은 한국의 캡틴이지라는 점에서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축구는 '박지성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이청용과 기성용이 전면에 등장한 새로운 한국 대표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고 한국 축구에 '용(龍)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캡틴 박지성과 한국의 '신성'이랄 수 있는 이청용, 기성용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열쇠를 쥐고 있는 키 플레이어들이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있어 핵심인물들이다. 박지성이 지난 10여년간 한국축구의 대표 아이콘이었다면 이청용과 기성용은 앞으로 박지성의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 화려한 서막이 남아공에서 펼쳐지게 될 것이다. 

이들 세 선수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는 곧 아시아의 축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쓰는 일이자 아시아 축구의 밝은 미래를 세계 축구팬들에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을 지켜보는 이들이 한국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한국 대표팀에서 세계 축구계가 그동안 찾아헤메던 아시아의 숨은 보석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는 앞서 유럽에 진출한 차범근,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선배들이 보여준 높은 기량과 성실함이 바탕이 되고 있으며 최근 유럽 무대에 데뷔, 곧바로 팀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박주영, 이청용 등의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청용은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후 유럽 빅리그 팀에 직행, 데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에이스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제 유럽 구단들로 하여금 K리그의 수준은 물론 K리그 선수들의 기량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볼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팀에는 유럽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눈여겨 봐야할 선수가 즐비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유럽 진출의 목전에서 기회를 놓쳤던 측면 공격수 이근호와 러시아 리그를 경험한 오범석은 제 실력만 보여준다면 당장에라도 유럽의 수준급 팀에서 데려갈 만한 기량을 지녔고, 염기훈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겁없는 신예 김보경과 이영표의 후계자로서의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주호, 그리고 만능 미드필더로서의 역량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구자철 역시 남아공에서 제 기량을 노출하는 순간 에이전트를 바쁘게 만들 선수들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의 신화를 일궈낸 주역들 가운데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월드컵과 작별을 고할 것이다. 이말은 곧 그들이 현역 선수로서 가장 성숙한 기량으로 치르는 월드컵이 바로 남아공 월드컵이라는 의미다.

기량과 경험을 겸비한 선배들과 최고의 후배들이 결합되어 있는 현재의 한국 대표팀은 가히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속단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점은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어느 팀도 한국을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며 매 경기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깊숙히 각인될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남아공 월드컵을 지켜보는 세계의 축구팬들이 한국을 주목해야 하는 마지막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