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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중국에 본격 진출한 대형단체 WWE


지난 8월 22일 WWE는 상해 엑스포에서 공짜 경기를 선보였다. 해외 미군 주둔지역에서 펼치는 이벤트나 홍보 행사는 대형 단체들의 제품소개와 같은 형태로서 WWE가 자주 선보였고, UFC도 따라하면서 각자 새로운 시장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WWE가 아시아에선 인도 시장을 개척한 뒤 이제 중국으로 뛰어들었다면 UFC는 캐나다를 장악한 뒤 럭비와 크리켓이 주를 이루고 가끔 프로레슬링 이벤트가 흥행하는 호주에서 서서히 바람몰이를 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을 노리고 있다. 일본의 FEG 역시 중국시장을 점령할 것이라 선언했으나 자금위기설이 갈수록 커지는 걸 보면 이들과 동급으로 보긴 어려울 듯하다.

8월 22일 중국 이벤트에 WWE는 최정예인 존 시나, 랜디 오턴, 셰이머스, 레이 미스테리오, 빅 쇼 등을 보냈고 8천 명 정도의 팬들이 경기를 보러 왔다고 한다. 공짜임을 감안했다면 아주 뜨거운 열기라 말하긴 어렵겠지만 거대한 중국시장의 특징과 다소 낯선 문화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 생각된다.

각 나라별 흥행은 재미있게 진행된다. 최근 UFC는 캐나다에서 엄청나게 뜨고 있으나 유럽에선 영국을 제외하고 노력에 비해 반향이 적고, 중동과 호주에서도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지금 UFC는 멕시코와 중국을 타겟으로 노리고 있으며 동아시아 이벤트 설도 흘리고 있다.

캐나다 시장에서 UFC 바람에 주춤하고 있는 WWE는 그나마 유럽과 멕시코를 온전하게 쥐고 있고, 인도는 확실히 장악한 상태에서 중국에 진출해 과거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일으켰던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붐을 다시 노리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WWE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더라도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붐이 올지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미지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로레슬링이 2000년에서 2004년 사이 인기를 끌었고, 해외 격투기도 그 바턴을 이어받았다가 요새는 주춤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그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역시 부침이 있는 걸 보면 대중들의 관심은 계속 유지되기보단 돌고 도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부분을 대형 단체들도 잘 알기에 계속 나라별로 돌아가면서 붐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도 중국이나 인도 시장은 인구가 워낙 많기에 주요 단체들은 특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다. WWE는 중국에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과거 레이 미스테리오를 보냈다가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나는 바람에 위험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만큼 꾸준하게 작업을 했고, 이번 대회는 그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 하겠다.

UFC도 격투기의 약점인 방송사 ‘특별 편성’의 단점을 딛고자 궁극적으론 전 세계에 UFC 지부를 만들어서 매주 각지에서 펼쳐지는 대회를 고정적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갖고 있기에 해외시장 진출은 이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중국과 미국이 국가적인 패권을 놓고 다투는 것을 본다면 표도르가 미국에 ‘세계 최강 러시아인’이란 컨셉으로 상륙한 것처럼 강력한 중국 파이터도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물론 그런만 한 자질의 선수는 10억 인구 중 얼마나 될지 미지수이지만.

향후 UFC도 WWE처럼 중국에 입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간 무성했던 중국 진출설이 8월 22일 WWE의 이벤트 개최로서 결실을 맺은 만큼 향후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