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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데니스 강- 위승배 대결의 로드 FC 3회 대회

일부만 알고 있던 격투기를 스포츠 전문 방송에서 소개하면서부터 국내에 보급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의 UFC가 이렇게 약진할지도 몰랐고 PRIDE와 K-1의 아성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PRIDE는 순식간에 붕괴했으며 K-1도 최근엔 임금체불과 대회의 축소로 인해 선수들이 동종업계 라이벌 네덜란드의 ‘잇츠 쇼타임’으로 가거나 심지어 일본 프로레슬링에 참가하는 일도 펼쳐지고 있다. PRIDE를 잇는다는 DREAM은 우여곡절 끝에 최근 대회를 치렀지만 방영권도 상실했고 대전료도 과거에 비해 대폭 줄었으며 미래를 장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와 반대로 격투기 중심은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2010년 UFC는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다.

격투기 자체는 괜찮으나 동아시아 격투기 시장이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에서 TV 방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로드 FC의 위상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 격투기에서도 재일교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한민족과 격투 스포츠는 꽤나 밀접한 편이고 아시아 선수들 중에서는 최근 대한민국 파이터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는 분위기이므로 국내 대회의 흥행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오는 7월24일 일요일 오후2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펼쳐지는 로드FC의 3회 대회 ‘Explosion(폭발)’은 뜨거운 여름을 더욱 화끈하게 만들 이벤트가 아닌가 싶다. 위승배 선수와 데니스 강 선수가 대결하는 메인이벤트 뿐 아니라 언더카드 경기들도 국내 격투기팬들에겐 ‘드림매치’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헤비급의 강자 김재영-이상수 선수의 대결에 그간 팬들이 고대했던 남의철-권아솔 선수의 경기도 있고 지난 대회에서 명승부를 만들었던 차정환 선수와 박정교 선수는 각각 UFC 김동현 선수의 후배인 동명이인 김동현 선수와 안상일 선수와 대결한다. 1승 1패를 주고받았던 유우성-김창현 선수도 3차전을 갖기에 라인업을 보면 빠지는 대결이 없다고 하겠다.

이런 ‘드림매치’를 하는데 있어서 선수들의 희생도 분명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로드 FC 측에서는 그간 계속 국내 파이터들 간의 대결을 원했지만 선수들의 입장에선 친분 문제도 있고 외국 선수를 이겼을 때에 비해 이슈가 덜 된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대한민국 파이터들간의 대결을 피했던 것이다. 그러나 해외 선수들의 경우 항공료 및 체제비도 걸려있어 경비가 더 나가는 반면 웬만한 해외 선수가 아니고선 흥행이 크게 달라지진 않기에 돈만 더 쓰고 남는 게 별로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팬들의 입장에서도 낯선 외국인 파이터들보단 좀 더 친밀한 국내 선수들 간의 경기에 더 눈이 가게 마련이라 서로 상충된 입장으로 인해 경기를 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는데 선수들이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최근 DREAM도 재정적으로 압박이 있어 대전료도 줄었고 자국 선수들을 위주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팬들의 입장에서도 자국 선수에게 좀 더 시선이 가는 게 자연스러운지라 선수들이 흥행과 격투기의 미래라는 큰 명제 하에 라이벌 대결을 펼치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점이 아닌가 싶다.

국내 대회는 2008년 스피릿 MC의 해산 이후 다소 복잡한 시기를 걸었지만 로드 FC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2회 대회를 보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실수는 발생할 수도 있으며 점점 대회가 진행될수록 더욱 매끄러워 질 것으로 생각된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이 수혜를 입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