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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너무도 아쉬웠던 콘딧과의 일전

UFC 132회 대회에서 카를로스 콘딧과의 경기를 앞두고 김동현 선수의 손을 들어준 전문가들은 국내외를 망론하고 훨씬 더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그라운드로 끌고 가면 상대 선수들은 빠져나오는데 있어서 꽤나 힘들어했고, 겨우 나오더라도 결국 판정에서 밀려 패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콘딧마저도 그라운드 지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에 일단 쓰러뜨리면 승산이 높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항상 의외의 일면이 있고 상대 코너에선 이 부분을 많이 대비했다. 경기에서 결정적이었던 부분은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고 태클에 성공한 김동현 선수의 공격을 콘딧이 스윕으로 반격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대해서 콘딧 측은 경기 후 입을 열었는데.

콘딧은 쓰러지더라도 일어서서 스윕으로 반격하는 부분에 대비를 했고 이는 그의 승리에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동현 선수를 쓰러뜨린 플라잉 니킥은 상당히 오랫동안 수련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종종 사용할 것임을 천명했다. 팽팽하던 경기는 플라잉 니킥 일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기울어졌고 김동현 선수는 아쉽게도 패배했으며 안와골절의 안타까운 부상을 입고 말았다. 승패의 기로는 항상 잔인하다. 영국에서 댄 하디를 꺾으면서 주목을 받았던 카를로스 콘딧은 떠오르는 강자 김동현 선수를 꺾으면서 그의 일생 최고 기회를 얻었다고 하겠다. 그와 반대로 타이틀 구도에서 가깝다고 여겨진 김동현 선수는 잠깐 우회하는 길을 가게 되고 말았다.

콘딧의 승리 후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는 웰터급 강자로서 기량을 입증했다고 밝혔는데 재미있게도 콘딧과 챔피언 GSP간엔 랭킹에서 앞서는 파이터들 중 대부분을 챔피언이 꺾었던 터라 다음 차례에 콘딧이 도전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랭킹 앞에 있는 6인 파이터 중 5인이 이미 무너졌고 경기를 갖지 않은 단 한 선수 닉 디아즈는 10월 29일 타이틀 경기를 치를 예정이기에 만약 GSP가 타이틀을 방어하는 경우 다음 순서로 콘딧이 승자와 싸운다 하더라도 별반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GSP와의 경기를 천명했던 김동현 선수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 부분이 참으로 아깝다고 생각된다.

김동현 선수를 경기장에서 언제 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부상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길면 12월 30일까지 경기를 할 수 없으나 경미한 경우라면 9월 1일 이후부터는 경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체육위원회의 소견에 따르면 최소 8월 17일 까지는 안와골절로 추정되는 부상 부위에 충격을 받으면 안 되나, 빠르게 회복하는 경우 9월 1일까지만 경기 금지 기간이 소급될 수도 있다 한다. 허나 상황이 심각한 경우는 금년 말인 12월 30일까지 경기 금지라 한다.

이번 대회 후 부상자들이 적지 않다. 12월 30일까지 경기를 할 수 없는 선수는 메인이벤트를 펼친 도미닉 크루즈와 유라이어 페이버를 비롯해 김동현 선수, 쉐인 롤러, 앤소니 니요쿠아니, 브라이언 보울레스까지 총 6명이나 된다.
경기 후 김동현 선수의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으나 진정으로 그를 걱정한다면 좀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그와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격려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