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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내조의 여왕은 고사하고 사건만 일으키지 말길


WWE 소속으로 젊고 잘생긴 프로레슬러 드류 매킨타이어는 2010년 5월 레슬링 디바 티파니와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지만 100일도 되지 않은 2010년 8월 8일 가정폭력이 발생하면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문제는 폭력을 쓴 이가 남편이 아니라 아내였단 점인데.

아내는 남편을 구타했다는 명목으로 LA의 한 호텔에서 오전 8시에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벌금을 물고 풀려났고 이 사건을 계기로 WWE는 티파니를 계약해지로 풀어버렸다. 사귈 때부터 호구같이 행동해 ‘아바타(분신)’이란 별명을 갖고 있던 드류 매킨타이어는 직장 내에서 불이익은 없었으나 그간 평판은 더욱 공고해지고 말았다. 20대 중반의 나이,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근육을 갖고 있는 차세대 기대주 매킨타이어는 링에서는 상대들을 초토화시켰지만 집안에선 ‘여우의 탈을 쓴’ 맹수에게 당하는 ‘늑대의 탈을 쓴’ 순한 양이었던 것이다.

그 사건 후 별거나 이혼설이 없었고 여기엔 남편의 인내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결혼 전에 플레이보이 촬영을 했던 티파니는 잘나가는 ‘엘프’과 언니들과 더불어서 플레이보이 맨션에 초대받자 부부동반으로 참가하면서 불화설을 잠재웠고 요즘도 그럭저럭 살고 있단 후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내의 실수가 다시 한 번 터지면서 매킨타이어는 다시 한 번 회사 내에서 민망하게 되었다.

문제는 인터넷 트위터였다. WWE로 언제 돌아갈 것이냐는 팬의 질문에 ‘안 가요. 윗사람들과의 잠자리를 통해 잘나가느니 가난하지만 자존심 지키고 살 거에요.’라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결국 성상납설을 터뜨리면서 과거 동료들에게 색깔을 뒤집어씌웠다.

다시 한 번 사고를 치자 그녀의 트위터는 성지가 되었고 위기를 느꼈는지 현재 자리를 잡고 있는 여성 선수들이 잠자리를 통해 이룬 업적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사태가 점점 커지자 티파니는 올린 글을 삭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폭풍 댓글과 팔로워들의 문의는 잇따랐다. 여기에서 중대 결심을 한 그녀, 소동을 잠재우기 위해 이런 내용을 올렸다.

‘오해가 자꾸 커져서 글을 지웠습니다. 특정인이나 사건에 대해 언급한 건 아니에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기에 논란은 부담이 되니 그만하고 싶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제가 그간 일했던 여러 단체들에서의 경험을 종합해서 말한 것일 뿐이에요. 여러분도 그 단체들을 다 아시지 못할 겁니다. WWE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혹시 오해하셨으면 푸시고 제가 답변했던 의도를 정확히 알고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재미있다. WWE 복귀를 물어봤더니 다른 단체들을 이야기했단 것인데 그녀는 모델 출신으로 프로레슬링 단체도 WWE와 제휴단체 정도에만 있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녀의 스펙이면 대전료가 크지 않은 이상 작은 단체의 프로모터가 삼고초려해도 응할 필요가 없는지라 해명으로서는 근거가 매우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체면을 지키기 위해 남들을 싸잡아 비난했고, 그로 인해 문제가 커지자 변명과 글의 삭제, 그리고 변명을 이어간 것이다.

요새 티파니는 WWE 출신 질리언 홀, 마리아와 더불어서 레슬링 디바 투어를 계획 중이다. WWE에서 떠난 뒤 어느 정도 이름값이 있는 상태에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인데 동료들을 매도한 건 향후 계속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WWE에 속해있는 남편 드류 매킨타이어가 받을 피해이다. 가정마다 사는 형태가 다르니 아내에게 두들겨 맞거나 집에서 잡혀서 살 수도 있겠지만 강력한 이미지가 필요한 프로레슬러로서는 적어도 밝혀지지 말아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상급 스타로 자라는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걸 본다면 서로 배려하는 삶이야말로 성공에 있어 큰 요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