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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UFC 126은 브라질의 축제, 일본의 비극


 

양국에서 많은 기자가 참가하면서 뜨거운 열기를 보였고 주로 해외로의 확장에 포커스를 둔 이번 UFC 126회 대회는 브라질의 축제, 일본의 비극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미국 단체임에도 브라질 선수들끼리 대결한 메인이벤트에선 타격에선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란 비토 벨포트가 앤더슨 실바의 프론트 킥에 맞아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었고 일본 최고 인기 격투가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는 자국 내의 기득권을 버리고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했지만 별다른 힘도 쓰지 못한 채 0:3 판정패를 당하면서 최근 일본 격투기의 시름을 더욱 깊게 했다.


원래 오카미 유신과 대결한 뒤 승자가 앤더슨 실바의 타이틀에 도전할 계획이었다가 운 좋게 도전권을 얻었던 비토 벨포트는 경기 중 고전하거나 태업을 보였던 실바의 시대를 끝낼 수 있단 평가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리치 프랭클린을 1라운드 3분 2초에 침몰시켰고 28회 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13회 KO 승리가 있으니 실바만의 화려한 타격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았던 것이다.


실바와 벨포트의 대결은 초반엔 다소 싱거웠고 탐색전이 계속 이어졌기에 승부는 장기화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1라운드 중반을 넘어가자 실바의 화려한 몸놀림에 이은 피하기가 나오면서 그의 수준을 보여주더니 상대의 예상을 깬 뜬금없는 프론트 킥은 확실한 결정타로 작용하고 만다.


실바는 이로서 UFC 14연승에 챔피언으로서 최다인 8차 방어까지 성공했고 다시 한 번 절대 강자임을 자랑했다. 그럼 다음 상대는 누굴까? 아무래도 타 체급의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1년 UFC에겐 앤더슨 실바와 조르쥬 생 피에르가 각각 방어전에 성공하면 체급을 맞춰서 둘을 대결시킨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에 비해 대박경기가 덜 준비되어서 흥행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자 그걸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브록 레스너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대결을 6월에 잡았고 앤더슨 실바와 조르쥬 생 피에르의 대결은 그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이기에 새로울 바는 아니기도 하다. 만약 다음 방어전에서 GSP가 승리한다면 챔피언들 간의 충돌을 볼 수 있을 듯하다.


UFC 126에선 준비된 스타들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전-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은 리치 프랭클린을 판정으로 잡고 2연승으로 부활을 알렸으며 라이언 베이더를 잡은 천재 격투가 존 존스는 라샤드 에반스의 부상 덕분에 라이트헤비급 도전자로 결정되는 행운을 안기도 했다.


그와 달리 일본 최고 스타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는 괜한 선택을 했단 평가만 들었고 일본에서 5연승을 거두다가 UFC로 무대를 옮긴 오미가와 미치히로 역시 0:3으로 판정패를 당했다. 최근 K-1의 모회사 FEG의 붕괴설도 있는 마당에 일본엔 더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온 듯싶다.


UFC의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진출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고 현지에서 극찬도 이어지며 2011년 말엔 아시아 대회도 추진하고 있으니 지금으로선 그들을 막을 단체가 없는 느낌이다. 선수들의 전 세계적인 인지도도 점점 높아지는데 화려한 명승부까지 나오니 명성과 실속을 모두 갖춘 최고단체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물론 오카미 유신을 제외한 자국 선수들의 현실을 깨달은 일본에겐 매우 불행한 날이 아닌가 싶지만.

 

<사진=www.UF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