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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천재 파이터가 춘추전국시대를 끝낼까?

지난 UFC 126회 대회에선 앤더슨 실바의 파격적인 프론트 킥도 있었지만 천재 파이터 존 존스가 무패의 라이언 베이더에게 생애 최초 패배를 안겨준 사건도 있었다. 그간 독창성과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던 존 존스는 이번 경기를 계기로 대중들의 뇌리에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았나 싶다.

경기 후 존스에겐 행운이 찾아왔다. 원래 라샤드 에반스가 쇼군 후아의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연습 도중 무릎 인대 손상을 당했고 그 자리가 이번에 승리한 존 존스에게 온 것이다.

존 존스는 12승 1패의 기록이나 실격패로 갖게 된 1패는 논란의 소지가 높았기에 과거 표도르의 출혈로 인한 패배처럼 의미가 덜하며 사실상 전승 파이터로 봐도 무방하다. 그의 유일한 패배는 반칙에 의한 실격패로 팔꿈치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12 to 6(12시에서 6시 방향)' 엘보우 공격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감점의 대상이나 상대 맷 해밀이 더 이상 경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안타깝게도 패배를 안고 말았다.

왜 존 존스를 천재라고 부를까? 그 이유는 제대로 배우지 않았으면서 천재적인 운동신경으로 오히려 베테랑들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일본 격투기에선 미노와맨이 프로레슬링 공격을 하면서 팬들을 웃긴다면 존 존스는 기존의 틀을 깬 엘보우 공격과 프로레슬링을 연상시키는 더블 언더훅 수플랙스 및 백 수플랙스를 구사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드랍 토 홀드를 구사하다가 실패하는 장면까지 보이면서 격투기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선수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이번 대결에서도 아마추어 레슬링을 주니어 칼리지 정도까지만 적당히 배웠음에도 미국 대학 1부 리그 NCAA에서 2회나 우승했던 라이언 베이더를 제압하면서 상대의 장점이라는 레슬링을 무력하게 만드는 엽기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존스가 아마추어 레슬링을 끝까지 하지 못한 건 2006년 아이오와 센트럴 커뮤니티 칼리지의 1학년일 때 여자친구를 임신시켰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면서 학교를 관두고 돈을 벌었기에 재능만큼 수련을 하지 못했을 뿐이기도 하다. 원래는 졸업 후 아이오와 주립대 레슬링 장학생으로 편입할 예정이었으니 재능은 있었으나 그래도 대학 선수권 2회 우승자를 압도한 건 그야말로 사건이 아닌가 싶다.

2008년 4월 12일 격투기에 데뷔한 존 존스는 돈이 급했기에 데뷔 3개월 만에 6승 무패의 기록을 만들었고 데뷔 4개월 만인 만 21세에 UFC와 4경기 계약을 맺으면서 사상 최연소 UFC 선수가 되었다. 동물과 같은 감각과 더불어서 강력한 팔꿈치, 키는 193cm이지만 팔 길이 215cm인 신체장점은 힘이 되고 있다.

요새 격투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격투기에 관심을 갖았지만 존 존스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격투기를 좋아하는 룸메이트 덕분에 존재를 알게 되었고 돈이 궁한 터에 레슬링을 이용해서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격투기라 생각되자 입문한 의외의 경우였다.

그러니 잘 모르고, 기초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천재성을 발휘하면서 강자들을 연파하고 있어 천재라 부를 수 있겠다. 그럼 그 천재가 오래 방어하지 못하고 타이틀의 주인공이 돌고 도는 UFC 라이트 헤비급의 춘추전국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많은 팬들이 기대하며 천재적인 기량과 신체조건에 스타성도 겸비했기에 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